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는 외환시장에서 가장 불안하게 나타나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다 소폭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마감했다. 외환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가 환율 급변동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원60전 내린 1174원30전으로 개장한 뒤 곧장 1180원대로 올라섰다. 한때는 달러당 1188원50전까지 치솟아 1190원대를 위협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지난 24일 급등한 부담으로 주말에 역외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며 “서울외환시장 개장 직후 이를 반영해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이내 브렉시트 악재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급등하던 환율은 오후 들어 진정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1190원대 돌파 분위기로 가자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보이는 달러 매도가 나와 이를 방어했다”며 “월말에 집중되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도 환율 급등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30원 넘게 출렁이던 24일에도 외환당국이 달러를 풀어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춘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40전 오른 달러당 1182원30전으로 마감했다.

금융 불안이 다소 완화된 것도 외환시장을 진정시켰다. 각국 중앙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공조하기로 한 데다 이날 정부와 한국은행도 금융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28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 해외 변수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는 엔화에 비교해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1162원14전(오후 3시 KEB하나은행 고시기준)으로 전날보다 9원56전 올랐다. 이날 엔화가치는 2013년 11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고인 달러당 99엔까지 치솟았다. 반면 중국 위안화가치는 0.3%대 하락세를 보였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