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경무관 페이스북 캡처
황운하 경무관 페이스북 캡처
황운하 경무관(경찰대학 교수부장·경찰대 1기)이 자신의 1년 후배인 강신명 경찰청장(경찰대 2기)이 "권력에 굴종적"이라며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경찰 조직의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황 경무관은 과거 검·경 수사 지휘권 갈등 때에도 당시 미온적인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해 징계받은 바 있다.

황 경무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청장은) 조직의 과제 해결보다는 자리보전 또는 퇴임 후 또 다른 자리 욕심에 매몰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선 경찰에게 정치권력, 재벌권력 등 강자에게는 추상같고 서민들 편에 서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황 경무관은 "경찰대 출신 경찰총수가 나오면 이전과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던 전·현직 경찰과시민에게 적지 않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그가 잘한 것은 임기 완료 뿐이었고 잘못한 것은 경찰대 출신으로는 가장 치명적이랄 수 있는 지나친 정권 눈'였다"고 지적했다.

황 경무관은 "'청장이 지나치게 정치권력에 굴종적이고 승진인사에 온갖 외풍이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 '청장이 퇴임 후 자리 욕심이 심하다'는 얘기를 일선은 물론 경찰청에서까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고 경찰 내부 불만의 목소리도 전했다. 이어 "강 청장 재임 중 경찰청 인권위원직을 사임한 한 교수는 '이 정도의 경찰청장을 배출할 거라면 경찰대학 존립 근거가 사라진다'는 쓴소리를 했다"며 "일선 경찰에서도 '과거 구태의연했던 경찰 총수들과 뭐가 다른가'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황 경무관은 2012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맡아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의 거액 수뢰 의혹 사건을 총지휘하는 등 경찰 내부 강경파로 통한다. 총경이던 2006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 경찰 태도가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비판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가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됐다. 이듬해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