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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LG 가전 이끄는 조성진 사장, "중국은 못따라올 기술로 승부…가전의 미래 '융복합'에 달려"

입력 2016-06-23 16:24:46 | 수정 2016-06-23 16:24:46 | 지면정보 2016-06-24 B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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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전제품 각각 사는 것보다
비용·부피 확 줄이는 '융복합 기술'

통돌이·드럼세탁기 합친 트윈워시는
8년간 기술력 집결한 '자식같은 제품'

시그니처 가전, 예상보다 2배 '불티'
미국·유럽 시장에도 조만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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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서 가전사업은 버팀목이다.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부문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인 40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에도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가 순항 중인 데다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이 잘 팔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의 혜택도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트윈워시 세탁기, 인버터 에어컨, 스타일러 등 융복합 가전이 LG의 성가를 높이고 있다.

LG 가전을 이끄는 조성진 사장을 인터뷰했다. 고교 졸업 후 1976년 입사해 30여년간 세탁기 한 길을 파 LG 세탁기를 세계 1위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그 공로로 2013년 LG전자 최초의 고졸 사장이 됐다.

▷가전은 사양산업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전제품은 가정생활에 없어선 안 될 필수 제품이 됐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다. 중국의 추격이 무서운 건 사실이다. 쫓아오기 힘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 융복합이 차별화의 주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통돌이와 드럼세탁기를 합친 트윈워시 같은 융복합 제품은 콘셉트를 모방한 사례는 있지만 제대로 상용화한 곳은 LG 외엔 아직 없다.”

▷가전에서 융복합이란 무슨 의미인가.

“간단히 말해 ‘1+1’ 개념이다. 다만 단순히 더하기만 한다고 융복합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전은 제품 수가 많은 데다 거실 주방 등 집안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융복합 제품을 사면 공간 효율 면에서 긍정적이다. 또 각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좋다.”

▷LG가 융복합 제품을 활발히 내놓는 이유는.

“융복합 가전이 잘 팔리는 걸 보면 이미 소비자들은 융복합을 편리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LG 융복합 가전은 인버터 기반의 DD(Direct Drive) 모터(세탁기),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냉장고),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휘센 듀얼 에어컨) 등 효율성을 극대화한 핵심 기술 덕분에 가능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융복합 가전을 선보이겠다.”

▷융복합이 대세가 되면 단일 기능만 가진 가전은 시장에서 밀려날까.

“전적으로 고객 입장에서 봐야 할 것 같다. 기존 시장을 흔들기보다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켜 시장을 키울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이 나와도 공기청정기는 살아남을 수 있다. 에어컨은 설치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공기청정기 단품은 옮겨 가며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융복합 제품이 트윈워시다. 어떻게 개발했나.

“쉽지 않았다. 지금의 형태를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세탁기 두 대를 쌓아도 보고, 나란히 놓아도 보고 별별 시도를 다 했다. 두 세탁기의 진동까지 잡으면서 개발을 끝내고 양산에 들어가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세탁기사업부장부터 본부장에 이르기까지 꼬박 8년에 걸쳐 개발한 트윈워시는 정말 자식처럼 느껴진다. 2015년 초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에서 공개한 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의 몰려드는 공급 요청에 비행기까지 태워 보냈다. 마치 자식을 유학 보내는 기분이었다.”

▷스타일러 제작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집사람의 조언이 컸다. 세탁기사업부장 시절 중남미 출장을 갔을 때다. 비행시간이 길어 옷을 가방에 넣어놨더니 구김이 심했는데 호텔엔 다리미가 없었다. 당시 집사람이 화장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수증기가 꽉 찬 상태에서 옷을 걸어놓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옷이 수분을 흡수하고 마르는 과정에서 주름이 펴지는 원리를 이용한 거다. 2002년 제품 콘셉트를 잡았고, 2006년 본격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이 참 힘들었을 거 같다.

“당시만 해도 의류 관련 가전은 세탁기, 다리미뿐이었다. 세계 어떤 곳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은 사례가 없어 크기, 형태를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주택에 설치할 수 있어야 했고, 수많은 의류를 모두 실험해봤다. 주름을 펴려면 힘을 가해야 하는데, 스타일러에선 ‘무빙행어’가 그 역할을 하게 했다. 힘껏 흔들어 주름을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음도 적고 내구성도 갖춰야 했다. 최적의 속도, 진동 간격, 옷걸이 간 거리 등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데만 1년 반 이상 걸렸다.”

▷LG 시그니처를 출시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판매는 만족할 만한가.

“국내에만 출시한 상태인데 초고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두 배 넘게 팔리고 있다. 출시를 예고한 제품들도 사전 판매 물량이 많다고 들었다. 미국과 유럽에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래 가전은 어떤 모습일까.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한다. IoT 기술이 아직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어느 순간 모든 기기를 한번에 움직이고 제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씽큐 센서, 허브를 앞세운 스마트홈 기기를 개발 중이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유심히 보고 있다. 딥러닝을 통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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