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D-2] 헤지펀드, 금 대거 매수
헤지펀드가 금 선물과 옵션 매수를 대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연기로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20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소(CFTC)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14일 기준으로 이전 1주일 동안 체결된 헤지펀드들의 8월물 금 선물 및 옵션 순매수 규모는 전주 대비 29% 증가한 20만862계약을 기록했다. 금 선물 거래량은 통상 거래 사흘 후 집계된다. 사상 최대 금 선물 순매수 기록인 2011년 8월의 25만363계약에 육박한다.

금 선물(8월물) 가격도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6일 온스당 1318.90달러로 2014년 9월 이후 최고로 뛰어올랐다. 2011년 9월 온스당 1923.7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 등으로 3년간 약세를 보여오다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 총격 피살 사건을 계기로 유럽연합(EU) 탈퇴파의 기세가 한 풀 꺾이면서 17일에는 금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온스당 3.60달러(0.3%)가량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금 선물 가격이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고, 브렉시트 투표가 부결되더라도 세계 주요국의 저금리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대한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존 라포지 미국 웰스파고은행 자산운용담당은 “금값이 연말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