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꿈틀'…컨선 운임지수 35% 상승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침체됐던 해운업황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해운 운임이 반등을 시작한 데다 한국 해운사들의 주력 노선인 동서항로(유럽 아시아 미국을 잇는 항로) 물동량이 늘고 있다. “해운업황 개선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석 달 만에 35% 오른 운임

대표적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첫째주 589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던 지난 3월(434)보다 35.4%가량 올랐다.

해운업 '꿈틀'…컨선 운임지수 35% 상승
컨테이너선 운임이 반등한 것은 글로벌 주요 해운사가 성수기(6~10월)를 앞두고 자발적으로 운임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6위 독일 하파그로이드는 지난달 중순 컨테이너 운임을 기존보다 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500달러, 1075달러 올리겠다고 각각 고지했다. 한진해운은 미주 노선운임을 TEU당 510달러 인상했고, 현대상선도 미주 노선운임을 TEU당 100달러 올린다고 공지했다.

해운사들이 성수기 할증요금을 매기기 시작한 것도 해운임금이 살아나고 있는 이유다. 머스크와 CMA-CGM(프랑스), 하파그로이드, UASC(범아랍) 등 주요 선사는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지난 15일부터 TEU당 500달러 수준의 성수기 할증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아시아~미주 항로에서도 FEU(12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00달러의 할증 운임을 부과한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도 성수기 할증 운임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과도한 운임 인하는 해운업 불황 타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동서 각 항로의 물동량 회복 신호가 보이고 수출입 화물 증가세가 두드러져 글로벌 선사들이 5월에 이어 6월에도 잇단 운임 인상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바닥 찍었나

전문가들은 작년보다 컨테이너 물동량이 늘고 있어 해운 운임 상승세가 한동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1억8250만TEU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애초 예상보다 710만TEU 더 늘어날 것으로 수정 전망한 것이다. 클락슨은 아시아~유럽 구간 물동량이 약 3.8% 늘어나고 북미 간 수출입 화물도 저점을 찍고 견조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해운 리서치기관인 드류리도 “아시아~북유럽 구간이 1분기 수요 약세의 저점을 지나 해운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반등 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운임 인상에 이어 성수기 할증료가 부과되면 아시아~북유럽과 아시아~북미 항로 운임이 각각 TEU, FEU당 약 1000달러 넘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황이 살아남에 따라 운영자금 부족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진해운의 올 하반기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운임 인상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지만 3분기 성수기까지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 회복은 정상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 1조원가량의 추가 유동성이 필요한 한진해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