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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거래소에 해외 주주는 안된다?

입력 2016-06-14 17:33:51 | 수정 2016-06-15 00:09:49 | 지면정보 2016-06-15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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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봉 증권부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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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국영 증권사가 한국거래소 지분을 인수하려다 무산됐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지분 3.26%를 1000억원가량에 사들이기로 합의했지만 거래소 이사회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서다. NH투자증권이 지분을 팔려고 한 것은 ‘단일 주주가 거래소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면 안 된다’는 자본시장법 조항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8.26%의 지분을 갖게 됐다. 5%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팔기 위해 1년 넘게 인수 후보를 수소문하다가 중국 증권사와 어렵사리 협상을 벌였다는 것이다.

거래소 이사회의 배후에는 금융당국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사전 승인’ 없이 거래소가 독자적으로 지분 해외 매각을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금융당국은 외국 금융회사가 거래소 주주가 될 경우 국내 주주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을 거래소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계 대형 증권사를 끌어들여 협업하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고 글로벌 거래소라는 외형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대 논리가 석연치 않다는 게 증권업계의 해석이다. 무엇보다도 중국 기업들에 한국 증권시장 상장을 독려하면서 거래소에 중국계 주주는 받지 않겠다는 행태는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JP모간 맥쿼리 등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 법인들이 거래소의 소액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차별 논란으로 불거질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향후 거래소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회사를 상대하는 것이 여러모로 껄끄러울 것으로 여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해외 매각이 무산되자 다시 국내 토종 투자자를 찾고 있다. 증권사들을 상대로 한 협상이 마땅치 않자 연기금과 보험사들을 훑고 있다. 결과적으로 거래소는 시너지를 기대할 만한 외국계 전략적 투자자를 차단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만 주주로 들이려는 모양새가 됐다. 과연 이것이 금융당국이 표방하는 ‘거래소 선진화·국제화’의 모습인지 묻고 싶다.

고경봉 증권부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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