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운영진은 슈퍼카 타고, 회원들은 파산…사이버 도박은 독버섯"
서울지방경찰청은 갈수록 조직화하는 사이버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사이버안전과를 신설했다. 초대 과장으로 발탁된 김성종 사이버안전과장(사진)은 불법 사이버 도박을 가장 심각한 사이버 범죄라고 단언한다.

김 과장은 “도박 사이트 운영자의 호화로운 생활 뒤에는 도박에 중독된 젊은이들의 눈물이 있다”며 “기업화되고 있는 인터넷 도박 범죄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꼬리가 잡히지 않았던 조직적인 사이버 도박단을 검거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말엔 미국에 도박 사이트 서버를 개설해 2조6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신모씨(43) 등 17명을 검거했다. 국내 명문대 출신인 신씨 등은 도박 수수료 등으로 수백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4000만원짜리 명품 시계를 차고, 수억원짜리 슈퍼카를 타고 다녔다. 김 과장은 “이들이 운영한 불법 도박 사이트의 회원 수만 1만7000여명에 달했다”며 “도박꾼들이 활개칠수록 땀 흘려 일하는 노력이 부정되는 병든 사회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이버안전과의 올해 사이버 범죄 검거 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올 1분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1425건)에 비해 40.6%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사이버안전과는 불법 인터넷 도박 외에 사이버 금융범죄, 소라넷 등과 같은 음란물 수사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서울청에 ‘누리캅스’로 불리는 대학생과 정보기술(IT) 업계 시민 73명이 사이버상의 불법·유해정보 모니터링과 신고를 자발적으로 돕고 있다”며 “이들의 지원으로 수사가 진전된 일이 많다”고 했다.

김 과장은 사법시험 44회 출신 엘리트 경찰이다. 사법연수원(34기) 졸업 후 해양경찰청을 거쳐 경찰청 수사2과장을 지냈다. 그는 사이버 범죄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디지털 증거에 관한 연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