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전문가 모셔가는 LG전자
올 들어 LG전자에서 새로 영입한 외부 인사들이 삼성그룹 근무 경력자로 채워져 관심이다.

26일 LG전자에 따르면 LG 전자는 올 들어 강준구 에너지앤드드라이브 연구소장(전무)과 이동근 VC사업부 일본 지역 담당 전무, 김일주 브랜드매니지먼트 담당 상무 등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 중 강 전무는 직전까지 삼성전기에서 근무했으며, 김 상무는 제일모직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이 전무가 LG전자에 앞서 일했던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가 LG전자 출자사임을 감안하면 순수 외부 영입 인사 두 명이 모두 삼성 근무 경력자로 채워진 것이다.

야스카와전기에서 15년간 일한 뒤 2014년부터 최근까지 삼성전기에서 근무한 강 전무는 모터분야에서 이름난 전문가다. 삼성전기에서는 상무로 제어시스템그룹장을 지냈다. 삼성전기가 지난 4월 모터 관련 사업을 정리하면서 거취를 LG전자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영입에 공을 들이며 강 전무를 영입했지만, 해당 사업부가 없어져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자리로 옮긴 결과”라며 “LG전자로서도 수준 높은 기술 전문가를 영입해 올 수 있어 당사자들이 모두 윈윈한 이직”이라고 말했다. 강 전무는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산하에서 로봇용 모터 등 LG전자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의 모터 개발을 담당할 전망이다.

김 상무는 1996년 제일기획을 시작으로 삼성카드와 제일모직 등에서 일했다. 제일모직에서는 패션부문 마케팅총괄 임원을 지내며 의류 브랜드 ‘빈폴’의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에는 오리온으로 옮겨 과자 ‘닥터유’ 등의 브랜드 전략을 담당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강 전무는 야스카와전기에 앞서 LG산전(현 LS산전)에서 9년 이상 근무한 만큼 삼성 출신이라기보다는 친정으로 돌아왔다고 보는 게 맞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해야 하는 기업으로서 삼성 근무 여부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