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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인공지능(AI) 왓슨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달 착륙에 비견할 만한 혁신적인 결과를 낼 것이다. 왓슨이 의사들을 대체할 수는 없다. 암 진단, 임상연구 등의 분야에서 의사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안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줄리 바우저 미국 IBM AI 왓슨 헬스케어분야 개발 담당이사(사진)는 26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왓슨이 세계 사람들의 건강수준을 높여 의료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저 이사는 오는 27~28일 연세의대에서 진행하는 ‘2016 에비슨바이오메디컬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AI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그는 기조강연 할 예정이다.

IBM은 왓슨 개발을 위해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구축 등에 410억 달러(48조5276억원)를 투자했다. 미국 메모리얼슬로안케터링암센터, 메이요클리닉 등과 협력해 암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시하고 임상시험 참여 환자를 모집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바우저 이사는 “메모리얼슬로안케터링암센터와 3년 정도 협업해 암 관련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환자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치료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20만 개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적절한 환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칭 솔루션을 활용해 환자의 치료상태와 임상연구를 매칭하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IBM은 왓슨이 상용화되면 진단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슴통증과 발열 증상을 보이는 여성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왓슨이 자동으로 유방촬영을 하고 병변을 확인해 0~6점까지 범위에서 점수를 매겨 의사에게 전달한다. 0은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6은 조직검사 결과 암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의사는 이를 참고해 환자의 암 위험도 등을 판단할 수 있다. 바우저 이사는 “환자 검사 결과가 리포트로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에 바로 출력해 활용할 수 있다”며 “시간, 효율성 문제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의사들이 새롭게 발표되는 문헌, 연구조사 결과를 모두 진료에 반영하려면 1주일에 160시간을 자료를 찾고 읽는데 할애해야 한다. 왓슨은 이를 보조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바우저 이사는 “개인의 건강요인을 데이터로 보면 5%는 유전자와 관련된 정보, 20%는 의학, 임상, 치료기록, 75%는 일상행동에 관한 것”이라며 “그동안 의학분야에서는 개인 건강을 증진하는 데 유전자와 의학에 관한 25%에만 초점을 맞춰왔다”고 했다. 그는 “왓슨을 통해 나머지 75%를 포함해 통합적으로 건강증진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