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취업상담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취업상담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미국에서 살면 한 달 생활비가 얼마나 필요할까요?” (미국 LA남부대 부총장)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800달러쯤 될 것 같습니다.” (취업준비생 김모씨)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취업상담회의 미국 LA남부대 채용상담장. 면접이라기보다는 입사지원자와 함께 대화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에 가까웠다. 이 대학의 리처드 수석부총장은 “우리는 입사 후 미국에서 잘 적응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동료와 함께 일을 잘할 사람을 찾기 때문에 대화하면서 정말 우리와 맞는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A남부대는 동아시아 유학생을 담당할 교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KOTRA·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 주관한 글로벌 취업상담회가 19~20일 열렸다. 상담회에는 닛산, 혼다, 몬트리올은행 등 북미, 유럽, 호주, 아시아 17개국 121개 기업이 한국 인재를 뽑기 위해 찾았다. 1만2000여명의 사전 신청자 가운데 서류전형을 통과한 1200여명과 현장 접수자 3000여명 등 총 4000여명의 구직자가 이틀간 면접에 참석했다.

올해 취업상담회에는 일본 기업이 58곳이나 참여했다.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은 소프트웨어, 모바일·인프라 엔지니어를 채용하려 상담회를 찾았다. 이 회사 인사팀 헤미모에 씨는 “우리가 찾는 인재는 주어진 목표를 무조건 달성하려는 적극적인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은 글로벌 경험자가 무척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취업상담회 1차 면접에 합격한 사람은 2차 화상면접에 이어 도쿄 본사에서 3차 임원면접을 치르게 된다.

일본 농기계 생산기업 1위인 구보타의 아쓰시 사와 인사부 채용과장은 “지금껏 입사한 한국인 직원이 15명”이라면서 “이들은 영어와 일본어를 능숙하게 잘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진취적인 인재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한국인 인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면접 합격자는 온라인 적성검사와 도쿄에서 30분간 3 대 1 면접 전형을 거친다. 이 회사의 대졸자 월급은 21만7000엔이다. 여기에 주택, 가족, 교통수당이 나오고 보너스(120만엔)가 두 차례 추가로 지급된다. 원화로 환산하면 6000만원 수준이다.

스탠퍼드대 출신 박사들이 중심이 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트라티오도 한국을 찾았다. 현장에서 면접을 벌인 이제형 대표는 면접 때 현직자에게 왜 기존 회사를 그만두려 하는지를, 대학생에겐 왜 직장을 구하려 하는지를 주로 물었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3명, 상품기획 디자이너 1명을 채용 중이다. 한국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슐탄대도 부스를 마련하고 면접을 했다. 슐탄대는 공학과 사회학 분야 교수 초빙을 위해 사전 서류심사로 선발한 6명을 이날 현장에서 심층면접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