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 디자인 <150> 나이 들면 병보다 병원비가 더 무서워
병원 주차장에 세워 둔 문을 잠그지 않은 차량에서 4만8000원을 훔친 10대가 경찰에 잡혔다. 절도 이유를 묻는 경찰에게 소년은 어머니 병원비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 소년은 심근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고도비만과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 그리고 13살 된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기초수급자 지원금과 어머니가 아르바이트로 버는 몇 만원이 한 달 수입의 전부였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경찰서 직원들은 생필품을 사서 소년에게 전달했다. 몇 년 전 한 신문에 실린 기사다.

우리나라에도 돈이 없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5명 중 1명꼴로 아파도 병원에 갈 돈이 없다. 65세 이상 노인은 그 수가 무려 절반에 이른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나이가 들면 병원 갈 일이 자주 생기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병원비가 들어간다. 여러 가지 질환이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노인이 되면 잘 걸리는 질환을 가리켜 ‘노인성 질환’이라고 부른다. 노인성 질환은 흔히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과 노인성 치매, 관절염 같은 퇴행성 질환 외에도 골다공증으로 인한 낙상 후 골절, 심혈관계 질환인 뇌졸중이나 협심증, 심근경색까지 포함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에 비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2.5배 증가했지만 노인 대상 진료비는 4.3배나 늘었다고 한다. 젊고 건강할 때는 잘 모르지만 나이가 들수록 무서운 게 병원비다. ‘병보다 병원비가 더 무섭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특히, 노년에는 ‘골든 타임’을 잘 지켜야 한다. 노인성 질환은 발병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과 발병 후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 장기요양 상태로 진입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접근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와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장수를 결정짓는 열쇠다.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만성질환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돈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 소득이 줄어든 노후, 갈수록 늘어나는 의료비를 대비해 작게나마 실손보험 하나 정도는 가입해 두는 것이 좋겠다. 실비보험을 우선 준비해 두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단, 아무리 혜택이 좋은 보험이라도 가입 시 보장 기간과 범위, 갱신에 따른 보험료 상승과 보장금액 등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윤필경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