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에서 주연한 송혜교 씨의 초상권 침해 논란이 뜨겁다. ‘태후’ 장면을 광고 판촉에 사용해 초상권을 침해당했다며 송씨가 시계·보석류 제조업체 로만손 제이에스티나(이하 J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자 J사는 정식으로 드라마 간접광고(제작협찬 지원·PPL) 계약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태후’ 제작사가 해당 업체에 권리가 없다고 나서면서 송씨의 승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씨는 지난달 29일 J사를 상대로 3억원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사건은 민사201단독 임성철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송씨의 소속사 UAA가 지난달 27일 공개 입장을 나타내면서부터다.

UAA에 따르면 J사와의 주얼리부문 모델 계약은 올해 1월, 가방부문 계약은 3월 종료됐으며 재계약은 불발됐다. J사는 지난해 10월 송씨가 J사 목걸이를 착용하고 ‘태후’에 등장하는 장면을 두 차례 방송하는 내용의 PPL 광고계약을 제작사와 7000만원에 맺었다. 하지만 J사는 이후 송씨에게 초상권 관련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해당 장면을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변형해 각 매장에서 상영했다.

UAA는 “비상식적 행위가 발각되자 J사는 광고모델 재계약 제안을 해왔으나 송씨는 재계약할 계획이 없다”며 “J사의 부당이익에 대한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배상금은 ‘신진 주얼리 디자이너 육성’을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J사는 이에 대해 계약서 원문까지 공개하며 송씨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섰다. 드라마 장면 사진 등을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고 계약서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J사는 주장했다. 드라마 장면 사용에 대해 초상권자에게도 일일이 별도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거액을 들여 드라마 제작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제작사 NEW가 발끈했다. NEW는 “J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내용을 공개한 것은 비밀유지 조항 위반”이라며 “제작사는 저작권과 초상권 사용까지 PPL 계약 업체에 허용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