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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미성 씨(35)는 5년 전 가입한 국내주식형펀드 계좌를 최근 열어보고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원금 손실분을 회복하기를 기대하며 장기 투자한 펀드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폭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박스권 증시가 이어진 탓에 펀드 수익률은 저조했던 반면, 매년 2%씩 떼는 펀드보수로 원금은 계속 쪼그라들어서다.

앞으로 펀드(공모형 기준)에 가입할 때 보수 및 판매 수수료로 얼마나 떼가는지 꼼꼼히 살피는 투자자가 드물다. 펀드에 가입할 당시 기대한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선 성과에 따라 운용보수를 다르게 받는 ‘성과보수펀드’인지, 상담 없이 직접 펀드를 골라 가입했을 때 판매 수수료가 절반가량 저렴한 클린 클래스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펀드 보수·수수료의 '숨은 함정'을 피하라"
○수익률<펀드보수

저금리·저성장 지속으로 펀드 수익률이 저조해지면서 1~2%대 펀드 보수 및 수수료도 펀드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됐다. 펀드에서는 운용, 판매, 수탁, 일반 등의 보수와 회계감사 비용, 세금 등 기타 비용이 매일 차감된다. 이들을 합친 것이 총비용 비율(TER)이다. 연간 기준으로 이를 통해 펀드 비용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펀드의 유형별 평균 TER(지난 3월 말 기준)은 주식형 1.26%, 혼합주식형 1.31%, 혼합채권형 1%, 채권형 0.32% 등이다. 주식형펀드라도 해외펀드는 주식매매, 결제, 보관 비용이 더 들어 국내펀드보다 TER이 0.5%포인트 정도 높다.

개별 국내주식형펀드의 TER은 0.06~2.4%로 2.3%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갈수록 보수가 낮아지는 추세여서 최근 설정된 펀드들의 TER은 1% 미만이지만 오래된 펀드들은 기존 높은 보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자는 펀드 비용 때문에 수익률이 기대만큼 안 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TER 2% 이상 펀드 대부분이 2011년 이전에 설정됐다. 문제는 이들 펀드가 매년 보수를 밑도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주식형펀드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C1’은 TER(2.34%) 상위 펀드다. 매년 2% 넘게 보수를 떼는 바람에 수익률(지난 4일 기준)이 연초 이후 -3.49%, 1년 -6.78%다. 이 펀드에 5년간 투자했다면 차감된 보수만 10%가 넘어 5년 누적 수익률은 -22.83%에 그친다.

○판매보수 절반만 아껴도 수익률 차이 커

펀드 투자자들은 펀드 보수와 함께 판매 수수료도 낸다. 투자기간 내내 일정액을 떼는 보수와 달리 가입시점(선취 수수료)이나 환매시점(후취 수수료)에 일회성으로 차감되는 비용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선취 수수료는 평균 0.96%, 후취 수수료는 평균 0.98% 수준이다.

주식형펀드는 판매보수 및 수수료를 합해 1.6%가량 낸다. 지금은 똑같은 펀드여도 온라인(E클래스)이나 펀드 슈퍼마켓(S클래스)에서 펀드에 가입한다면 판매 보수 및 수수료를 절반 이상 아낄 수 있다. 매년 0.5~0.7%씩 판매 보수 및 수수료를 절약하면 10년 투자 시 5~7%포인트가량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효과가 있다. 온라인이 아닌 일반 창구에서도 저렴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창구에서 상담 없이 직접 펀드를 선택하는 투자자를 위해 판매 수수료가 절반가량 싼 펀드(클린 클래스)를 내놓기로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