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실적 부진이 지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낸 삼성전자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4% 오른 125만원에 장을 마쳤다.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6조6759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주가는 오히려 3.8% 빠졌다.

경쟁사 애플이 주춤하는 사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보다 고급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달 26일 2016회계연도 2분기(2015년 12월 하순~2016년 3월 하순) 매출이 505억6000만달러(약 5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성장 둔화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시각에서는 애플에 대한 우려가 곧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4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94배다. 삼성전자는 PER 9.87배, PBR 1.23배로 애플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매수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