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남을서 당선된 더민주 전현희 "부자는 여당 찍는다는 편견 깼어요"
“강남 승리에 도취해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여긴 이제 부자라고 여당 찍고, 서민이라고 야당 찍는 동네가 아니거든요.”

24년 만에 서울 강남을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전현희 당선자(사진)는 24일 기자와 만나 “(강남 구민들은) 무조건 당만 보고 찍는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좋은 인물이라면 야당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마음의 문이 열려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당선자는 “나를 통해 강남 지역주의와 계급주의가 깨졌지만 기쁨보다는 담담하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어렵게 얻은 교두보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당선자는 치과의사를 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치를 시작한 그는 19대 총선 때 강남을에서 정동영 전 의원과 당내 경선을 벌여 패했다. 당 지도부는 그를 서울 송파갑에 전략 공천했지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4년 동안 강남을에서 표밭갈이를 했다.

선거운동 초반엔 여당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선거구 개편으로 강남을이 야당 후보에게 유리했다는 일부 분석을 반박했다. 전 당선자는 “내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대치동이 떨어져 나갔고, 서민들이 사는 영구 임대아파트단지가 많은 수서동에선 이번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현안인 지하철 유치와 초·중·고 학생 안전 및 학부모 사교육비 절감을 공약으로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전략 공천까지 포기하고 지역을 지킨 내 원칙과 진심을 바닥 민심이 높게 평가하고 응원해준 것 같다”고 했다.

전 당선자는 “교통 인프라와 주민편의 시설이 절대 부족한 세곡동의 난개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상임위원회는 국토교통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회와 당 내부 갈등의 중심에 서기보다는 국민을 섬기는 정치의 모범상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데 대해선 “손학규 전 고문 계보모임에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다”며 “손학규계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