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보장형 계약학과와 각 대학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특성화학과의 입학 경쟁률이 3년 연속 올랐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안정된 직장을 찾는 학생들과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취업보장에 장학금…대학 계약·특성화학과 '고공행진'
16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고려대와 성균관대, 한양대, 경북대 등 전국 주요 18개 대학 53개 채용보장형 계약학과와 특성화학과의 3년(2014~2016학년도)간 정시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53개 학과의 평균 경쟁률은 2014학년도 4.42 대 1에서 2016학년도 5.03 대 1로 상승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등 9개 계약학과는 2014학년도 2.36 대 1에서 올해 3.94 대 1로 올랐고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및 숙명여대 글로벌협력전공 등 44개 특성화학과는 같은 기간 평균 4.99 대 1에서 5.52 대 1로 경쟁률이 세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시모집 때 경쟁률은 수십 대 1에 달할 정도”라며 “해당 학과가 속한 학교나 계열 평균보다 성적이 우수해야 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조사에 따르면 2016학년도 정시모집 기준 9개 계약학과의 예상 합격 선(수능 원점수 400점 기준)은 해당 학과의 계열 평균보다 6.48점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44개 특성화학과의 합격선도 계열 평균보다 6.5점 높았다.

계약학과인 경북대 모바일학과의 합격 선은 해당 대학 자연계 평균보다 30.8점 높았고,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26.9점, 세종대 항공시스템공학과는 11.3점,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10.5점이 계열 평균보다 높았다.

특성화학과도 비슷한 흐름이다. 한국외국어대 LD학부는 12.6점,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는 6.8점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종로학원하늘교육측은 밝혔다.

계약학과의 인기는 취업 보장에 있다. 계약학과는 군이나 기업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장학금 지원은 물론 취업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 및 정보보안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와 대학이 손을 잡고 개설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와 세종대 국방시스템학과, 한양대 국방정보공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삼성이 장학금과 취업까지 보장하는 대표적인 기업 주도형 계약학과다. 또 군 관련 학과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 문제와 군 복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도 있다. 각종 장학금 혜택이 많은 것은 물론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된다는 것은 대학생에게 큰 매력”이라며 “취업률이 상승하면 대학의 이름도 높아지기 때문에 각 대학은 계약학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성화학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성화학과는 다른 대학에 비해 자신들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분야를 키우는 것이다. 대학들은 장학금 지급 등 각종 혜택을 내세워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학생들은 관련 기업에서의 연수와 인턴십, 해외 연수, 기숙사 우선 배정, 대학원 진학 등을 보장받기 때문에 특성화학과 입학을 선호한다. 대학도 인재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특성화학과를 늘리고 있다.

최근 대학들은 특성화학과를 늘리기 위해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와 소프트웨어전공 학과 졸업자 중 일부는 각각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에 취업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