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단원들과 첫 협연…바로크음악 진수 들려줄게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9·사진)은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독일의 한국인 음악가 가정에서 태어나 세 살에 바이올린 활을 처음 잡았고, 이듬해 최연소로 만하임 국립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하는 등 ‘신동’ 대접을 받았다. 센다이와 인디애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2010년), 서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2009년) 등 유수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를 휩쓸었고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해 국내 연주활동이 뜸했던 주미 강이 실내악단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을 비롯해 쟁쟁한 외국 연주단체와 함께 잇달아 무대에 선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작년은 일종의 고국 무대 ‘안식년’으로 정하고 해외 연주에 전념했다”며 “간만에 국내에서 연주하는 만큼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첫 무대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클라라 주미 강 & 조나단 켈리 그리고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1995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 바로크 음악에 조예가 깊은 멤버들이 창단한 실내악단이다. 조나단 켈리는 베를린필의 오보에 수석이다. 주미 강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협주곡 d단조’와 ‘오보에, 바이올린, 현을 위한 협주곡 d단조’,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등을 함께 연주한다.

“바로크 음악은 기독교를 비유로 들자면 ‘성경책’ 같아요. 평소 많이 연주하는 낭만주의 음악을 연습하다가 바로크 음악을 할 기회가 오면 ‘소독’이 되는 듯한 느낌이에요. 현대음악도 그래요. 양 극단의 곡을 연주하고 다시 낭만주의 곡을 마주하면 단순하고 깨끗해진 기분이 들죠.”

베를린필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 제의를 받았어요. 베를린필 단원들과 한 무대에 서는데 누가 설레지 않겠어요. 게다가 바로크 음악으로만 구성된 데다 바흐와 비발디를 짝지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다음달 11일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오는 4월30일에는 독일 실내악단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공연에 협연자로 나서 크리스토프 포펜의 지휘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A장조’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를 연주한다.

“바로크에 이어 프랑스 낭만주의, 독일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모차르트 협주곡은 20년 전인 1996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연주했던 곡입니다. 저의 예술의전당 데뷔 무대였죠. 신기하게도 우연의 일치예요. 미리 알고 그렇게 일정을 잡은 게 아니거든요.”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