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2일 롯데홀딩스 경영진 교체를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홀딩스의 일본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서 신동빈 해임·상장 추진"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시주총 상정 안건으로는 우선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홀딩스 현재 이사진 해임을 제시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을 포함한 신규 이사 및 감사의 선임 등을 내놨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일본 롯데 그룹을 창업 이래의 '제조중심회사'로 되돌리기 위해 롯데홀딩스에 대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며 "경영진의 쇄신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의결권 지분에 있어 신 회장보다 크게 앞서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운영하는 SDJ코퍼레이션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인 광윤사와 신 전 회장 및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결권을 합쳐 총 33.8%의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31.1%의 의결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의 향방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며 "종업원 지주회 구성원들이 지난해 벌어진 경영권 탈취 과정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어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그동안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식의 일본 증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 수단의 다양화와 경영의 투명성 향상을 꾀할 것"이라며 "경영의 투명성 향상 및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신 회장이 상장을 추진하는 일본 롯데라는) 사업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것보다 더욱 바람직한 롯데홀딩스의 조기 상장을 목표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롯데의 경우 거래 관계를 통해 경영 실태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게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롯데홀딩스의 경영권 변경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주주인 만큼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일본 종업원지주회 측은 (신동빈 회장) 지지 의사를 확고히 표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권의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상법과 회사 정관에 따라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이 실제로 열릴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지난해 8월 임시주총에서 신 회장이 승리한 후 우호지분 판세에 크게 변화가 없어 신 전 부회장의 의사대로 경영진 해임 및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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