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10년 후 시간제 로봇 대여사업이 뜬다
미국 블리지덴트가 개발한 마우스피스 모양의 칫솔은 3차원(3D) 스캐닝과 3D 프린팅 기법을 이용해 제작된다. 안쪽에 칫솔모가 붙어 있어 마우스피스처럼 입에 넣고 물기만 하면 이가 닦인다. 이를 닦는 데 불과 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용자의 치아를 3D 스캔한 뒤 이를 블리지덴트에 전송해 칫솔을 제작한다. 블리지덴트 칫솔은 첨단기술을 이용해 공산품이 대량 생산에서 소비자 ‘오더 메이드’ 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경영컨설턴트 나가누마 히로유키는 《2025 비즈니스 모델》에서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포착해 ‘10년 후에도 생존할 수 있는 경영모델’을 제시한다.

세계 곳곳에서는 온라인을 토대로 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에어비앤비 등 공유 경제를 토대로 한 기업은 사람들의 생활문화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업은 인재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다. 온라인을 경유해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걸맞은 경영 모델은 무엇일까. 저자는 ‘로봇 정액제 모델’에 주목한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내놓은 가정용 로봇 ‘페퍼’의 이용료는 한 달에 약 2만5000엔이다. 캐나다의 아비드봇은 사무실이나 상업시설용 청소 로봇을 판매·대여하고 있다. ‘시급제’로 이용할 수도 있다. 쓸기만 하는 로봇은 4달러, 걸레질까지 하는 로봇은 6달러다.

저자는 이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일곱 가지 경영 모델을 소개한다. △제품의 오픈 플랫폼 모델 △물류 재구축 모델 △가치소비의 최적화 모델 △크라우드소싱 이용 모델 등이다. 아직 먼 미래로 보이는 것도 있지만 한국보다 한발 앞선 일본 시장에서 등장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