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회사인 TSMC와 UMC, 디스플레이 업체 이노룩스 등이 지난 6일 발생한 대만 강진으로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그동안 과잉 공급에 시달려온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새벽 3시57분께 진도 6.4의 강진이 발생한 타이난시 인근 타이난 과학단지에 TSMC와 UMC, 이노룩스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TSMC는 보도자료에서 “타이난 과학단지 내 반도체 6번 라인과 14번 라인은 공장 건물, 장비 등 구조적인 시설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공정에 있던 웨이퍼 일부는 피해를 봤다”고 발표했다. 다만 “설비의 95%가 2~3일 안에 정상화돼 1분기 차질을 빚는 공급량은 1%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14번 라인은 최신 16나노(㎚) 라인으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9 등을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지진 규모가 컸던 만큼 완전 복구까지는 2~3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가 공정에 투입돼 반도체로 가공되려면 통상 한 달 반에서 두 달 넘게 걸린다”며 “본격적인 공급 차질은 2분기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UMC도 월 10만장 규모의 12번 라인을 타이난에서 가동 중이다. UMC는 “지진이 회사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도 피해를 입었다. 이 회사는 타이난시와 가오슝시에 최신 8세대 라인을 포함해 5개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이들 공장은 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