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아홉 개 금융공기업의 호봉제 임금체계가 폐지되고 직무성과를 반영한 연봉제가 도입된다. 일 잘하는 직원과 못하는 직원 간 연봉 차이를 더 벌려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아홉 개 금융공기업과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 방향’을 1일 발표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금융공기업은 산업·기업·수출입은행, 신용·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 등 아홉 개다. 해당 금융공기업의 전체 직원 1만7358명 가운데 최하위직(5급)과 기능직을 뺀 4급 이상 1만1821명(68.1%)이 연봉제 적용을 받는다. 대상 인원은 기존 2급 이상 간부급 1327명(7.6%)에서 크게 늘어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일을 하지 않아도 똑같은 대우를 받는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성과중심 문화가 민간 은행 등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봉제 도입으로 똑같은 3급 팀장도 성과에 따라 연봉이 최대 1억527만원에서 최저 8473만원으로 2054만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공기업들이 호봉제를 바탕으로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같은 직급 사이에 연봉이 20~30%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평가 땐 집단평가 중심에서 개인 및 집단평가를 동시에 반영하고 직무분석을 통해 직책급이 아닌 실질적인 직무급을 도입하도록 했다. 동일 직급 내에 세 개 이상의 직무급 설치를 권장한다.

김일규/박동휘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