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시장 요동 > 일본은행이 29일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 24일 만에 100엔당 900원대로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한때 10원 이상 떨어졌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외환시장 요동 > 일본은행이 29일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 24일 만에 100엔당 900원대로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한때 10원 이상 떨어졌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일본은행이 29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최근 엔화가 강세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기습…'환율전쟁' 다시 불붙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끝난 뒤 다음달 16일부터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새로 예치하는 자금에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지급준비금 이상으로 맡긴 돈에 연 0.1%의 이자를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연 0.1%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연간 80조엔(약 800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는 유지하기로 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은행들이 대출 등을 늘리려 하기 때문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시중금리는 낮아지고 엔화 가치는 떨어진다. 지난 16일 장중 미국 달러당 115엔대까지 치솟았던 엔화 가치는 이날 2.6엔 이상 급락하며 120엔 아래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24원11전 떨어진(원화 가치 상승) 994원69전을 기록했다. 2011년 11월4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정부가 엔저(低)를 노골적으로 밀어붙이기로 한 이상 다른 나라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신흥국이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 자국 통화 평가절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발(發) 환율전쟁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심은지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