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4일 그룹 임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경DB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4일 그룹 임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경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6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은 ‘패기’다. 최 회장이 말한 패기는 ‘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을 뜻한다. 그는 또 다른 키워드로 ‘혁신’과 ‘솔직함’도 제시했다.

○“패기로 위기 극복”

SK는 지난 4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2016년 SK 신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SK "혁신·솔직함·패기 앞세워 위기 돌파"
최 회장은 “올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는 패기를 앞세워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과 솔직함도 올해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혁신을 통해 각 계열사가 처한 환경과 사업구조 특성에 맞게 경영시스템을 한층 업그레이드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서로에게, 시장에 솔직할 때 소통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줄이고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와 고용이 가지는 영향력이 SK 내부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한 공동체 전체에 긍정적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겠다”며 “SK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으며 성장한 만큼 이제는 사회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파괴적 혁신에 주력

SK는 최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경영화두를 현실화하기 위해 올해 파괴적 혁신에 주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방식으로는 더 이상 업계 리더 위치를 굳히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 성장해 나가겠다”는 게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SK는 SK텔레콤이 작년 11월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을 파괴적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종전 사업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왔다고 판단해 판을 뒤집어 플랫폼 비즈니스의 강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게 SK 측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다른 주력 계열사들도 올해 게임의 룰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해법을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을 넘어 필리핀, 호주 등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석유개발 사업은 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진행하던 전통적 석유 개발에서 벗어나 셰일혁명 본거지인 미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환경 변화에 대비한다. SK하이닉스는 미세공정 전환 및 3D 낸드플래시의 성공적 도입을 통해 원가 및 제품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바이오산업은 SK가 2016년 신수종사업으로 적극 육성하려는 대표적 분야다. SK케미칼은 2008년부터 백신 관련 인프라 구축과 R&D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지금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비롯한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경북 안동에 있는 세포배양 백신공장에 새롭게 혈액제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SK(주)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치료 신약을 개발, 임상시험 중이다. 인지장애, 변비, 간질,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SK케미칼과 함께 SK그룹 바이오사업을 이끌어 나갈 쌍두마차로 꼽히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