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주고 당겨주고…'함께 크자' 손잡은 스타트업
[ 최유리 기자 ] 협업을 위해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늘고 있다.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것에서 나아가 서로의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협업이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는 최근 신선식품 정기배송 스타트업 '배민프레시'와 손을 잡았다. 각 사의 사업 자원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우선 기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각 서비스에 대한 연계 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했다. 기업이 원할 경우 식권대장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 배민프레시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식권대장으로 지급하는 식대 포인트로 배민프레시 제품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스타트업이 협업에 나선 것은 푸드테크와 기업복지를 연계한 신규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정보기술(IT)에 음식을 결합한 푸드테크라는 사업영업에 직장인을 주요 타깃으로 한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우 배민프레시 대표는 "배민프레시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 시스템과 식권대장의 직장인 사용자 기반을 결합하면 새로운 기업용 서비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복지와 푸드테크가 만나는 지점에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사 관련 O2O(온·오프라인 연계) 스타트업인 '벤디츠'와 '다섯시삼십분'도 비슷한 사업 영역을 기반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벤디츠는 이사업체를 모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이사모아'를 운영하고 있다. 다섯시삼십분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사 차량과 인력, 물품을 추천하는 '짐카'를 서비스 중이다.

제휴를 통해 이사모아는 1인 이사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짐카의 인력 서비스 '짐맨'을 이용하면 포장이사 고객을 넘어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짐카 역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비서'를 운영하는 '텍스트팩토리'는 스타트업 6개사(社)와 연합군을 구축했다. 문비서는 문자 메시지와 메신저를 통해 이용자가 요청한 사항을 처리하는 개인 비서 서비스다.

문비서와 손잡은 스타트업은 '브랫빌리지', '와일드파이어코리아', '워시온', '원모먼트', '팀와이퍼', '플라이앤컴퍼니' 등이다. 각각 인테리어, 퀵서비스, 세탁, 꽃배달, 음식배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각 제휴사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게 문비서의 역할이다. 각 제휴사도 이용자 응대에 필요한 정보를 문비서에 제공하게 된다.

안기순 텍스트팩토리 대표는 "혁신적인 서비스이지만 이용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사 서비스를 선택지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끼리 협업하는 것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타트업 사이에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자연스레 협업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

식권대장의 경우만 보더라도 투자자인 우아한형제들을 통해 배민프레시와 연결됐다. 배민프레시는 우아한 형제들의 자회사다. 텍스트팩토리도 스타트업 투자사인 '케이큐브벤처스' 등을 통해 관련 제휴사들과 인연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네트워크가 자리를 잡으면서 연계가 되는 사업끼리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업을 확대하거나 마케팅을 함께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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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