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내년 1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2월 설 이전에 신당을 창당해 4월 총선에 나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과는 연대하지 않으며, 부분적인 후보 단일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장 새정련은 내분이 더 심해져 광주 지역 의원 3명이 곧 추가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소리가 들린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이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신당 등 3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렇지만 아직은 모든 게 가능성일 뿐이다. 광주 여론은 확실히 안철수 신당을 선택했다는 분석이지만, 새정련의 비주류를 대표하는 김한길 의원 등은 말만 무성할 뿐 진로는 미지수다. 다른 신당 추진 세력과의 연대도 더 두고 봐야 한다. 지금으로선 호남에 편중된 지역정당의 모양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총선 전까지 20명 이상의 교섭단체를 구성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목할 것은 한국 정당정치의 한계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새정련은 이념적 파국에 직면했음이 분명해졌다. 중도·온건 좌파가 아닌 극좌 노선, 안 의원의 표현대로라면 ‘낡은 진보’에서 헤어나지 못한 결과다. 친노에 갇혀 일반국민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대안정당, 정권을 맡을 수 있는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새누리당도 별로 말할 게 없다. 보수정당이라고 하지만 어떤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여당과 야당 모두 정체성의 상실이다.

국회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은 대통령에 이어 중소기업과 경제단체장들까지 호소하지만, 야당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달아 마냥 뭉개고 있다.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정치다. 국회선진화법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정치와 한국 정당의 수준이 이 정도다. 안철수 신당도 또 하나의 지역정당으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야당의 분열 사례를 추가할 뿐이라는 지적이 벌써 나온다. 낡은 한국 정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정당정치가 벼랑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