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16년간 딴 자격증만 17개…최고의 기술쟁이 되고파"
산업안전기사, 가스기능사, 위험물산업기사, 기계조립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고교 졸업 이후 16년간 그가 딴 자격증은 17개다. 매년 1개 이상의 국가공인 자격증을 취득한 셈이다. 최창근 LG화학 나주공장 옥탄올팀 사원(35) 얘기다.

그는 5년여 전인 2010년 3월 LG화학에 입사했다. 입사 전에도 자격증을 많이 땄지만 LG화학에 입사한 뒤엔 시험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자신과 회사뿐 아니라 국가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돼라”는 정년퇴임을 앞둔 상사의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후 그가 취득한 자격증의 수준도 올라갔고, 간절함과 노력의 정도도 커졌다. 성취감도 그에 비례해 커졌다. 그는 “LG화학이 세계 1위 글로벌 화학회사로 발돋움하고 한국이 명실상부한 화학강국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최 사원만의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다. 집념과 인내를 갖고 반복 학습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고 학원도 가본 적이 없다. 그저 홀로 앉아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그는 “용어가 어려워 처음엔 이해도 잘 안 되지만 애를 먹다보면 점점 공부가 수월해진다”며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게 자격증 분야”라고 겸손을 보였다.

최 사원의 끈기 있는 도전이 더욱 빛나는 건 그가 요즘 흔히 말하는 ‘금수저’나 ‘은수저’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대기업에 입사한 것도 아니다. 그는 실업고 졸업 후 금형제작소 등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LG화학에 입사했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최 사원은 “‘기술쟁이’로서 기술에 대한 열망이 자격증 획득으로 이어진 것뿐”이라면서도 “자격증을 취득해나가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취득한 자격증으로 재능기부에도 나설 것”이라는 최 사원은 현재 열여덟 번째 자격증인 소방설비기사에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감각을 익히기 위해 영어공부도 병행할 계획이다.

“공부한답시고 아내와 제대로 놀러간 적도 없는 게 제일 미안해요. 아내의 배려와 지원이 없었으면 끈기 있게 공부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는 “내년 봄에는 꼭 아내와 꽃구경을 가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