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정기선 전무 승진…기획·재무·영업까지 총괄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33·사진)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27일 임원 인사를 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정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무에게 기존 담당업무(기획·재무 총괄부문장) 외에 조선·해양영업 총괄부문장 역할도 함께 맡기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 전무는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면서 해외 선주를 직접 만나는 등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회사 내부(기획·재무)업무부터 대외업무(영업 및 대외협력)까지 담당 영역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같은 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약 2년간 근무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재입사한 뒤 지난해 상무로 승진했고, 1년 만에 전무가 됐다.

정 전무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합작조선소 건설 등이 담긴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양해각서(MOU) 체결을 주도하며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또 지난 4월 아람코 이사진이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자 이들에게 직접 조선소 내부를 소개하고, 아람코와의 협력사업을 기획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신현수 현대중공업 전무 등 6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5명이 전무로, 36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부장급 57명은 상무보로 신규선임됐다. 대규모 적자를 불러온 해양사업을 맡은 임원의 약 30%가 교체되는 등 실적이 나쁜 부문의 임원 교체 폭이 컸다. 신규 상무보 선임자 57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28명이 40대다. 이진철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부장이 상무보로 선임되면서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최초의 여성 임원도 탄생했다. 사장단 인사는 지난 3일 이뤄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