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좋은 사람이 돼라.”

[책마을] 자기 포장에 주력하는 현대인…껍데기보다 내적 성장 힘써라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말이다. 겉모습을 꾸미기보다 내실을 다지라는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뽐내지 않아도 성실한 인상을 준다.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사람은 겸손해 보이려고 따로 노력할 필요가 없다.

작가 겸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인간의 품격》에서 “우리는 ‘빅 미(Big Me)’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끊임없이 포장하고 홍보하며 산다는 얘기다. TV를 틀면 수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삶에서 얻었다는 통찰과 성공사례를 들이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신이 얼마나 풍요롭고 즐겁게 사는지 과시하는 글로 넘쳐난다. ‘자기소개서의 준말은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저자는 스스로 “실제보다 더 영리한 척하고, 자신감 있고 권위 있는 척해왔다”고 고백한다. 그는 “나는 성공을 얻은 줄 알았지만 실은 겉껍데기에 불과했다”며 “정작 인격을 연마하고 풍요로운 내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한다.

“내 자신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저자는 스스로의 결함을 딛고 자기 발전을 이룬 역사적 인물들을 차례로 조명한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한 사람들이다. 영국의 작가 새뮤얼 존슨은 극심한 가난과 만성 질환, 장애에 시달렸지만 그만큼 더 치열하게 삶을 탐구해 위대한 문인 반열에 올랐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필립 랜돌프는 평생 자만과 나태를 경계하며 사람들을 대했고 덕분에 비폭력 인권운동의 기반을 쌓았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에게서 ‘리틀 미(Little Me)’의 가치를 본다. 스스로의 장점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자신의 결함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분투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를 묻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성장과 성공을 모두 이뤘다”며 “세상의 부름에 응답하는 헌신, 자신을 낮추고 대의를 중시하는 겸손, 스스로의 본성적 결함을 다스리는 절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야기는 여느 자기계발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주제를 풀어가기 위해 영미권 인물들의 일화를 여럿 나열해 서양 위인전을 읽는 듯하다. 조향미 교보문고 인문종교부문 북마스터는 “책에 나오는 ‘빅 미’와 ‘리틀 미’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대학생들이 어디에 가치를 두고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지에 대해 성찰을 주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