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공간의 포위-도시 풍경 066
크고 작은 건물이 빼곡하다. 빈틈없이 들어선 빌딩 사이에는 땅도 나무도 보이지 않는다. 여백 없고 건조한 빌딩 숲이다. 낡고 작은 건물들 뒤로 번듯한 새 빌딩이 들어서 묘한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올해 일우사진상을 받은 사진가 박찬민의 ‘공간의 포위’ 연작 가운데 하나다. 도시의 모습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닮아 있다.

한번쯤 들어가 보고 싶은, 정감 있는 건물들을 찾기 힘들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퍽퍽하다는 것이리라. 회색 콘크리트 더미는 바로 무표정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안타까운 단면이기도 하다. (일우스페이스 12월23일까지)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