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말러 '교향곡 제3번 6악장'
거인이 서거하면 추모 열기와 함께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음악들이 방송을 장식하곤 한다. 지난 일요일부터 필자의 머릿속에 뱅뱅 도는 곡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3번(1896)의 마지막 6악장이다.

말러가 ‘사랑이 나에게 말하는 것’이라는 표제를 붙이기도 했던 이 길고 장중한 악장에는 “느리게, 평온하게, 마음으로부터 감정을 느끼면서” 연주하라는 지시가 붙어 있다. 죽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곡이 아닌데도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대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세상을 떠난 지 약 2개월 후인 2014년 4월에 열린 루체른의 추모 콘서트에서 이 악장이 연주돼 굉장한 감동을 안긴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슬픔을 넘어 영원으로 향하는 분위기를 뿜어내는 곡인데, 당시 클라이맥스에 이르자 여러 단원들이 격한 감정에 눈물을 글썽이며 고인을 그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