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차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차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자동차 시장을 계속 주도하기 위해 수소차 전용 모델을 내놓고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쏘나타와 K5에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전용 모델 등으로 PHEV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를 정했다. ‘폭스바겐 사태’로 더욱 강화될 환경 규제에 맞춰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고속도로서 자율주행하는 에쿠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선 고속도로에서 부분적으로 자율주행하는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을 하반기에 선보일 신형 에쿠스에 적용한다. HDA 기술을 적용하면 에쿠스는 고속도로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하고 △처음부터 차로를 유지해 주행하며 △구간별 최고 속도와 과속 위험지역을 파악해 속도를 자동 제어한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양산할 방침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현되기 위해선 수십 가지의 기술이 필요하다.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HDA 기술이 그중 하나다. 이 외에도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등도 필요하다. 현대차는 현재 주요 양산차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전체 차급의 친환경차 라인업도 구축한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쏘나타 PHEV를 공개한 데 이어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선보인다. 신형 전기차와 수소차 모델도 잇따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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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개선에 주력

자동차 연비 개선에도 나선다.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25% 향상시키기로 했다.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차량 무게를 줄이는 한편 소형차부터 대형차에 이르는 전체 차급에서 친환경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차세대 엔진과 변속기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현재 가솔린(6개)과 디젤(4개)을 포함해 전체 10개 엔진 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가솔린 엔진 부문에선 연비를 올리고 성능도 보강하는 터보엔진 수를 늘리고 중형 세단용 엔진(누우)과 소형차 엔진(카파)을 개선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엔진 개발로 연비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솔린 엔진은 11~13%, 디젤 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5% 이상의 연비 향상은 경량화와 친환경차 개발로 충족하기로 했다. 일반 강판보다 튼튼하면서도 무게 증가는 최소화할 수 있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올해 33~52%에서 2018년까지 48~62%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8년까지 81조원 투자

정몽구 회장
정몽구 회장
현대차그룹은 시설 개선과 연구개발(R&D) 등에 4년간 81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을 쓰고 R&D 투자에는 3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시설투자에는 중국 허베이성과 충칭시에 들어서는 현대차 중국 4, 5공장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세우는 기아차 공장 신설 투자 등이 포함된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에서 195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국 베이징 1~3공장 105만대, 기아차 옌청 1~3공장 74만대,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쓰촨성 상용차공장이 17만대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2018년까지 27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매년 200만대씩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10%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면 매년 20만대씩 생산 또는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독일 폭스바겐, 미국 GM에 이어 중국 내 3위 업체로 도약한다. 중국 내 3위뿐 아니라 글로벌 톱3로 도약한다는 장기 전략을 세웠다. 2014년 800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2018년 900만대를 넘고 2020년에 1000만대 시대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