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8일 열린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섬 경기에서 인터내셔널팀의 제이슨 데이(왼쪽), 미국대표팀의 필 미켈슨(오른쪽)이 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8일 열린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섬 경기에서 인터내셔널팀의 제이슨 데이(왼쪽), 미국대표팀의 필 미켈슨(오른쪽)이 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승1패’, 급(級)이 달랐다. 세계 최강 미국대표팀이 호주 태국 인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한국 등 7개국 연합인 인터내셔널팀을 압도했다. 8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5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섬 경기에서다. 포섬은 두 명의 한 팀이 공 한 개로 번갈아가며 경기하는 방식을 말한다. 팀 내 궁합이 승부의 최대 관건이다.

○세계 최강 미국 ‘환상 궁합’ 과시

이날 출전한 10명의 미국팀 평균 세계랭킹은 1위 조던 스피스를 포함해 12위. 객관적 기량이 평균 26.5위인 인터내셔널팀보다 한 수 위다. 하지만 실제 화력은 더 막강했다. ‘영건’ 리키 파울러와 노련미로 무장한 지미 워커 조(組)가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아니르반 라히리(인도)-통차이 짜이디(태국) 조를 맞아 4개홀을 남겨둔 14번홀에서 5홀 차로 압승을 거뒀다.

‘장타대왕’ 버바 왓슨과 막판 대회에 합류한 행운아 J B 홈스가 애덤 스콧(호주)-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조를 상대로 3&2(2홀 남기고 3홀 차)로 팀의 2승째를 따냈다. 첫홀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2번홀부터 경기 종료까지 줄곧 우세를 이어간 압승이다. 파울러는 “첫 출전이어서 즐기는 마음으로 쳤는데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스콧은 짧은 퍼터를 처음 가지고 나온 데다 역그립(왼손을 오른손보다 내려 잡는 퍼팅그립)을 처음 시도한 탓인지 짧은 퍼팅마저 홀컵을 자주 스쳤다.
[2015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기선 잡았다…'찰떡 호흡' 앞세워 포섬 경기 4승
세계 1위 장타자인 더스틴 존슨과 ‘차세대 골프 황제’ 스피스의 결합으로 관심을 모은 다섯 번째 경기 역시 3홀을 남겨둔 15번홀에서 4홀 차로 승부가 일찌감치 갈렸다. 올 시즌 US오픈에서 우승을 다퉜던 두 경쟁자는 이번엔 한팀으로 묶여 대니 리(뉴질랜드)-마크 레시먼(호주) 조의 도전을 손쉽게 제압하는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첫 홀에서 존슨의 강력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며 깊은 러프로 떨어지자 스피스는 절묘한 아이언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려 파를 잡는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상부상조’가 빛을 발했다. 존슨은 “드라이버샷 실수가 두 개 정도 있었는데 스피스가 아이언으로 잘 만회해줬다”며 팀워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2015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기선 잡았다…'찰떡 호흡' 앞세워 포섬 경기 4승
쇼트 게임 전문가 조합으로 묶여 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필 미켈슨과 잭 존슨 조도 대회 직전 불거졌던 ‘불균형팀’이란 우려가 기우임을 입증했다. 18번홀까지 팽팽하게 이어졌던 경기에서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스티븐 보디치(호주)로 구성된 인터내셔널의 네 번째 팀을 2업(2개홀 승리)으로 격파했다. 인터내셔널팀은 PGA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 조만 맷 쿠차-패트릭 리드 조를 상대로 1승을 따내 전패를 모면했다.

○갤러리, 파만 해도 ‘열광’

갤러리들은 아시아에선 처음 열린 대회의 묘미를 만끽했다. 선수들이 버디가 아닌 파만 잡아도 환호할 정도로 샷마다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다. 이날 경기의 압권은 미켈슨-존슨과 데이-보디치 팀의 13번홀 대결. 1업으로 앞서 있던 미켈슨은 존슨이 티샷 실수로 벙커에 빠뜨린 공을 웨지로 절묘하게 걷어내 버디를 잡았다. 올 스퀘어(누적 승수 무승부)가 되며 분위기를 인터내셔널팀으로 내줄 위기를 특유의 ‘묘기 샷’으로 돌파한 것이다. 프레지던츠컵 최다 출전(11회)자인 그는 ‘달인’의 경지로 불리는 쇼트 게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세계랭킹 2위 데이는 이날도 15m 안팎의 중장거리 퍼팅을 여러 개 성공시키는 등 정교한 쇼트 게임을 자랑했다. 하지만 미켈슨의 뒤를 받쳐준 잭 존슨의 칼날 아이언샷에 번번이 막혀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인천=이관우/최만수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