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빠진 TPP '논란'] 한·미 FTA 효과 반감…자동차부품·기계 타격
한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자동차부품, 섬유, 기계 업종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전기·전자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은 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TPP 타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6일 KOTRA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TPP 타결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업종은 자동차부품, 섬유, 기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은 TPP 타결에 따른 관세 철폐(2.5%에서 0%)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된다는 게 문제다.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TPP 역내 국가인 미국 멕시코 등에 공장을 둔 기업은 영향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TPP 타결로 세계 최대 섬유 수출국인 베트남이 수혜를 입게 되면서 한국 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역으로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둔 업체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 업종 역시 관세 철폐에 따른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전기·전자나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업종 등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는 미국 현지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방어막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일본차의 미국 수출 증가를 우려하고 있지만 관세 철폐까지 2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장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휴대폰 등 주력 품목들이 이미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여서 영향이 거의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생산을 하고 있는 데다 제품 경쟁력도 일본에 앞서고 있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그러나 정부가 TPP 타결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재계 관계자는 “어차피 TPP에 참여할 생각이었으면 타결 전 협상 단계에서 우리 측 이익을 대변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무역업계는 그동안 한국의 TPP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조속한 가입을 촉구했다.

서욱진/강현우/정지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