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3분기 들어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추석 대목 기간 중 백화점 아울렛 온라인쇼핑 편의점 등의 매출이 모두 작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개별소비세율 인하로 자동차, 대형 가전제품 등의 판매도 급증했고, 메르스 여파로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과 면세점 매출 역시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기재부는 9월 산업용 전력사용량과 시멘트 내수출하량 증가 등을 들어 생산과 투자도 활기를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성장률이 1%대로 반등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1%대 성장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반가운 소식이다.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1.1%) 이후 5분기 연속 0%대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소비가 회복되고 그에 힘입어 경기가 살아난다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3분기의 1%대 성장이 기저효과에 따른 ‘반짝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4분기엔 도로 0%대로 후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좋아지고 있는 게 별로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매달 들쭉날쭉하고, 회복기미를 보이는 듯했던 설비투자는 8월에 다시 하락세로 꺾였다. 수출은 아예 9개월째 마이너스다. 중국의 7% 성장은 이미 틀렸다는 게 정설이어서 한국의 올해 무역규모는 4년 만에 도로 1조달러 밑으로 떨어질 게 분명해지고 있다. 정부는 소비에 희망을 거는 모양이지만, 당장 개별소비세율 인하가 연말에 끝나면 과연 소비 증가세가 지속될지 미지수다.

한국은 올해 성장률이 2% 초중반에 그쳐 브라질과 러시아를 빼면 신흥국 중 최하위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내년에도 3%조차 어렵다는 전망이 쏟아진다. 그렇지만 수출만 해도 정부조차 뾰족한 수가 없다며 두 손을 든 형편이다. 노동 등 시스템 개혁과 기업 구조조정 없이는 장기 저성장에 빠져들 뿐이다. 1%대 성장에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