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이 거대 신도시로 변해가고 있다는 한경 보도(10월1일자 A1, 8면)다. 현재 45만명인 인구가 2020년엔 80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이 어떻게 큰 도시를 키워내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평택은 가히 상전벽해 중이다. 5만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택지지구 20여개가 연결돼 신도시를 형성해가고 있다. 고덕은 세계 최대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미래형 산업타운이다. 축구장 400개 넓이(289만㎡)의 이 공장은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낸다고 한다. 2년 뒤엔 신세계의 복합쇼핑몰도 개장한다. LG전자 디지털파크와 9개 산업단지는 이미 가동 중이다. 기업이 이끄는 대변혁은 평택만이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선 아산 인구가 10년 새 10만명 늘어난 것이나 LG디스플레이가 자리잡으며 어엿한 수도권 도시로 커진 파주, 현대제철소가 세워진 당진의 성장도 같다.

시·군급에서 5년 만에 인구를 35만명 늘리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지금도 인구 3만명 달성이 군정(郡政)의 핵심목표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임실 구례 청송 화천 군위 등 14개 지방자치단체가 그렇다. 인구 1000명 증대를 위해 군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곳이다. 괴산 보은 청양처럼 3만명 지키기에 행정력을 ‘올인’하는 데도 많다. 반면 거제, 창원 진해, 통영처럼 관내 조선업체들의 경영난을 주주만큼이나 긴장하며 지켜보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기업이 도시를 바꾼다. 기업들이 도시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은 디트로이트의 파산에서 봤다. 주민들의 재산가치도 기업의 성쇠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더할 것이다. 그런데도 평택 일각에서는 세계 최첨단 반도체공장 건설에 지역의 중장비와 건설 자재, 인력까지 쓰라고 생떼를 쓰는가 하면 외부단체까지 끼어들어 터무니없는 간섭을 하고 있다. 성장엔진을 끄려는 지역이기주의다. 일자리도, 인구도, 부(富)와 도시화도 기업이 주도한다. 기업이 들어선 도시라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