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어S2 스노볼 배경 화면 위로 사용자에게 운동을 요청하는 알림이 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삼성전자 기어S2 스노볼 배경 화면 위로 사용자에게 운동을 요청하는 알림이 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 기사는 <리뷰+> 스마트시계 존재 이유?…'손목 위 3cm' 속 일상 <상> 에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 김민성 기자 ] "50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50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손목 위 지름 3cm 동그란 화면 위로 깜박깜박 알림이 뜬다. 일과 공부에 빠져 의자에만 앉아 활동하지 않는 직장인과 학생들. 똑똑한 스마트시계가 이런 바쁜 '주인님'을 시시각각 운동시키는 시대가 도래했다.

4일 삼성전자가 국내 언론에 공개한 원형 스마트워치 '기어 S2'에는 이 같은 실시간 운동 알림 '깨알' 기능이 다수 눈에 띄었다.

앞서 언급한 기능은 기어 S2 내 대표적인 피트니스(fitness) 기능. 이른바 '활동 안한 시간' 설정을 켜서 써볼 수 있다.

우선 시계에 내장된 26개 배경화면 가운데 '액티비티 버블(Activity bobble)'이 눈에 띄었다. '스노볼(snowball)처럼 액체가 든 유리 공을 흔들면 내부에 반짝이는 가루가 마치 눈이 내리듯 떨어지는 모습을 디지털로 형상화했다.

시계를 착용한 채 걷거나 움직이면 화면 속 수십개 입자들이 사방으로 활발히 움직인다. 하지만 신체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입자들은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운동 부족을 파악할 수 있다. 10분이 지나면 "11분동안 안 움직였어요"라고 하단에 알림을 띄워 운동을 권한다. 액티비티 버블을 포함한 모든 배경화면에서도 알림은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기어S2 스노볼 배경화면은 사용자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입자들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김민성 기자
삼성전자 기어S2 스노볼 배경화면은 사용자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입자들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김민성 기자
이 같은 기능은 기어S2 속에 장착된 가속계, 자이로, 심박, 압력, 위성항법장치(GPS) 등 다양한 센서들로 구현된다.

일정시간 동안 센서의 위치나 높이, 속도에 변화가 없으면 사용자가 정지한 상태로 운동하지 않는다고 인식한다. 기어 S2 뒷면에 장착된 심박센서는 사용자의 실시간 심장박동수도 체크한다. 일정 시간 이상 낮은 혈압 상태가 유지될 경우에도 운동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현재 혈압상태를 기존 측정치외 비교해 일반상태인지, 높은지 낮은지도 알려준다.

다른 '깨알' 기능은 칭찬이다. '움직이지 않았다'는 알림을 받은 후 10분 내로 운동을 시작하면 "가벼운 활동 중. 잘하고 있어요"와 같은 칭찬 메시지를 띄운다.
흰색과 초록선 풍선 크기 대비를 통해 쉽게 운동량을 따져볼 수 있는 화면. 사진=김민성 기자
흰색과 초록선 풍선 크기 대비를 통해 쉽게 운동량을 따져볼 수 있는 화면. 사진=김민성 기자
운동량과 정지 상태를 각각 풍선 모양으로 변환해 보여주는 배경화면도 재밌다.

좌석 아이콘이 새겨진 흰 풍선과 걷고 있는 모습의 초록 풍선이 마치 대결하듯 마주보고 있다. 운동을 많이 하면 초록색 풍선이 커져 흰색 풍선을 압도한다. 하지만 앉아만 있으면 흰색 풍선이 커져 초록 풍선은 쪼그라든다. '풍선 효과' 현상을 차용한 것이다. 운동 대비 정지 시간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어 현재 운동량이 부족한지를 따져볼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연동 기능으로 만든 24시간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설정으로 들어가서 '활동 안한 시간'을 켜면 50분 단위로 움직임을 체크해 운동하라고 알려준다. 설정을 끄면 알림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이외에도 하루 목표 걸음 수를 설정할 수 있는 '걸음 목표 달성' ,'건강한 걸음' 등 기능도 함께 쓸 수 있다. 하루 5000보 걷기 목표를 설정했다고 가정하자. 해당일 남은 시간 대비 걸음수가 부족하다면 더 걸어야한다는 알림을 준다. 걸음수가 적당하다면 또 "잘하고 있어요"라는 칭찬 알림을 줘 지속적인 운동 동기를 부여한다. 현재 달성한 걸음수도 보여준다.
(왼쪽)  "잘하고 있어요"라는 칭찬 알림을 보내주는 기어S2, (오른쪽) 설정에서 '걷기 목표 달성'을 활성하면 다양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왼쪽) "잘하고 있어요"라는 칭찬 알림을 보내주는 기어S2, (오른쪽) 설정에서 '걷기 목표 달성'을 활성하면 다양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삼성전자가 이처럼 운동 기능을 강화한 이유는 스마트시계 속 활용성이 월등히 좋기 때문이다. 시계는 옷처럼 몸에 착용하기 때문에 개인의 운동력과 건강상태을 실시간 체크하고, 개인 알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의료기관 등과 함께 소비자가 더 효과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웨어러블(입는) 시장과 사물인터넷(IoT) 환경이 무르익을수록 디지털 헬스와 스마트홈 산업은 차세대 전자산업 먹거리로 더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SAMIIO(Samsung Architecture for Multi-modal Interactions Input/Output)'를 개발하고 있다. 하나의 칩으로 심전도 및 심박수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 할수 있는 '바이오 프로세서'는 이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함께 개방형 웨어러블 센서 모듈인 '심밴드(Simband)'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관리 데이터를 실시간 저장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방대한 양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의미있는 결과치를 추천하기 위한 알고리즘 연구도 지속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 역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넘나드는 모바일 플랫폼의 핵심 기능으로 건강 및 피트니스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장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전용 '헬스(Health)' 앱과 전용 앱 개발도구인 '헬스 키트(Health Kit)'도 선보였다. 구글은 '구글 핏'이 대표 서비스다. 사용자 운동 및 건강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들이다. 각종 운동 관련 앱을 '기어 핏'과 연동해 개발하면 사용자 정보가 구글 데이터베이스(DB) 속에 저장된다. 개발자들은 다시 사용자 '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헬스케어 및 병·약국 의료 분야와 연동형 서비스를 선보인다.

다만 개인이 저장할 건강 정보 범위는 사용자가 결정해야 한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