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대던 일본 콘돔업체, 중국 관광객이 살렸다
지난 6월 하순부터 조정을 받고 있는 일본 증시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식이 있다. 최근 2개월 닛케이225지수가 6% 이상 하락하는 동안 이 회사 주가는 138% 폭등했다. 주인공은 콘돔을 제조하는 오카모토 인더스트리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3%로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콘돔은 사양산업이다. 최근 10년 새 일본의 약국 선반에서 콘돔이 차지하는 면적은 40% 줄었다. 3월 결산에서 오카모토의 연간 매출은 4.4% 증가에 그쳤다.

이런 회사 주식이 7월부터 급등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1일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으로 몰려온 중국 관광객이 오카모토 주가를 밀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오카모토 요시유키 사장은 “중국 관광객의 쇼핑리스트 최상위에 오카모토 콘돔이 올라 있다”며 “중국 본토에서 활개치는 짝퉁 대신 ‘메이드 인 재팬’이 새겨진 정품을 사기 위해 약국으로 몰려든다”고 소개했다. 콘돔 두께를 제품 이름으로 삼은 ‘0.03’(사진)이 중국 관광객 사이에 가장 인기가 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4% 급증했다. 오카모토는 시즈오카, 이바라키, 후쿠시마 등 국내에 이어 내년부터 중국 광둥공장을 가동한다. 1934년 설립된 오카모토는 일본군 위안부 수용소에 콘돔을 납품한 이력이 있어 전범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