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추석선물 예약 판매가 작년보다 크게 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지난해 세월호 사고,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의 여파에서 벗어나 소비 심리가 어느 정도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아직 예약 판매 실적만으로 전체 추석 대목 분위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 백화점 추석선물 예약매출 29~66%↑
3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추석선물 예약 판매 매출이 작년보다 28.6% 늘었다.

주요 품목별 증가율은 ▲ 한우 32.6% ▲ 수산 25.4% ▲ 청과 29.7% ▲ 건강식품 27% 등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은 예약 판매에 이어 다음 달 1일부터 본점·잠실점·부산본점을 시작으로 주요 점포에 '특설 매장'을 두고 본격적으로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본점·잠실점·부산본점의 경우 8일, 다른 점포는 3일 더 일찍(추석 기점) 추석 선물 특판에 들어가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예약 판매와 본 판매를 통틀어 올해 전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만큼 물량도 넉넉하게 갖췄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한우를 발빠르게 준비해 갈비세트의 경우 가격과 중량을 작년과 같은 수준에 마련했고, 20만원 미만의 알뜰세트도 5만개나 준비했다.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오른 굴비 역시 10만원대의 '실속세트'를 새로 출시했고,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복과 멸치 선물세트 양을 30%씩 늘렸다.

실속형 선물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중저가 선물세트의 비중도 작년보다 20% 포인트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21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을 받는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비슷하다.

30일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기간(추석 기점)보다 31.4%나 늘었다.

한우가 35.1% 증가했고, 생선(33.9%)과 청과(68.3%)도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 역시 18~30일 추석 선물 예약을 접수한 결과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66%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대형마트 예약 판매도 72~330%↑
상대적으로 비싼 백화점 선물세트뿐 아니라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을 찾는 예약 주문도 밀려들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17~27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추석 기점)의 무려 4.3배로 불었다.

특히 사과 선물이 40배이상, 배도 10배 이상으로 뛰었고, 굴비 선물세트도 2배이상 많이 팔렸다.

롯데마트의 10~27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액도 작년 같은 시간보다 72.2%나 급증했다.

특히 선물세트의 평균 구매 단가(3만1천803원)까지 지난해(2만6천853원)보다 18.4% 높아졌다.

마트의 경우 기업 고객들이 신선식품보다는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주로 추석 선물용으로 예약 구매했다.

롯데마트의 예약 선물 품목별 증가율은 구체적으로 ▲ 커피·차 세트 137.5% ▲ 양말 세트 2,108.9% ▲조미·인스턴트 식품 세트 358.4% ▲ 생활용품 세트 22% 등이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추석이 9월초였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의 경우 추석 선물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비교적 많은데도 선물 사전 예약 매출이 이 정도 수준까지 늘어난데는 경기적 요소가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년보다 업체들이 사전 예약 품목 수와 할인 혜택을 늘렸기 때문에 예약 실적이 좋을 뿐 전체 추석 선물 매출 동향은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예약 판매 할인 등 이점 때문에 법인 고객들이 예약 판매를 많이 이용하는 만큼 예약 판매 증가만으로 경기가 나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