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채 시즌의 막이 올랐다. 대기업과 은행들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 25일 중앙대에서 열린 ‘한경 은행권 잡콘서트’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한경 DB
하반기 공채 시즌의 막이 올랐다. 대기업과 은행들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 25일 중앙대에서 열린 ‘한경 은행권 잡콘서트’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한경 DB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 입사지원서에 ‘웨어러블(wearable) 헬스케어의 홍보마케팅 전략’과 ‘미래 사물인터넷(IoT)에 적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등 지원 회사의 사업에 대한 이해력이 있는지를 적도록 했다. 현대모비스는 지원 직무와 관련한 전공과목 5~10개를 이력서에 써 넣도록 했다. 이런 변화는 하반기부터 상당수 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당장 농협은행은 영업마케팅 인재를 뽑기 위해 영업점에서의 역할극 면접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랜드는 1박2일 면접 대신 사업부별 현장실습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기로 하는 등 채용 방식이 진화하는 추세다.
[진화하는 기업 채용방식] 역할극 면접·직무에세이·현장 테스트…기업, 일 잘할 인재 뽑는다
○SK, 7~8일 탤런트 페스티벌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3급) 채용전형을 바꾼다. 직군별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해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응시 기회를 부여한다. 면접에서는 면접관이 직접 지원자와 토론해 평가하는 ‘창의성 면접’을 도입한다. 서류 제출 단계에서 이공계 연구개발·기술·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능력 위주 평가를, 인문계 영업·경영지원 직군은 직무 에세이 평가를 한다.

현대자동차는 면접 때 영어토론과 1 대 1 영어인터뷰를 통해 지원자의 글로벌 감각을 검증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인재 채용을 위해 인문계 상시채용, 인재 발굴 프로그램 ‘The H’, 7주 인턴십 ‘H이노베이터’, 연구장학생, 해외 우수 이공계 출신을 뽑는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 등으로 채용 방식을 세분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강발명 특허자 등 연구개발 분야 특별전형을, 현대카드는 5단계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LG전자는 ‘LG코드챌린저’ 우수 프로그래머에게 서류전형을 면제해주고 있다. LG화학은 지원서 작성 때부터 ‘사업부·직무·근무지’를 고르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상품기획, B2B(기업 간 거래) 영업 분야에서 이공계를 우대한다. SK텔레콤은 자기소개서에 ‘지원자의 직무실력을 표현할 것’을 주문한 뒤 ‘입사 후 시장 1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묻는다.

○포스코, 직무적성검사 도입

롯데는 2011년부터 학력 철폐 열린채용 ‘A그레이드’를 통해 고졸 이상 학력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면접은 인적성·역량·외국어·토론·임원면접을 하루 동안 보는 ‘원스톱 면접’을 시행한다. 상반기부터 도입한 ‘스펙태클’(스펙을 전혀 보지 않는 채용방식) 전형도 계속한다.

포스코는 지원 때 직무에세이를 작성하고 면접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직무적합성 평가를 한다. 지원 학력을 철폐해 고졸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1000자 역사에세이’도 치른다.

2013년부터 인·적성검사(HAT)를 없앤 한화는 계열사별로 다양한 면접을 본다. 한화갤러리아는 8주 인턴십, 한화생명·무역은 1박2일 면접, 한화손해보험은 1주일 심층면접, 한화 호텔&리조트는 인턴 실습을 면접에 포함해 총 6주간 실습면접을 진행한다.

‘2020 그레이트 CJ’ 비전을 내세운 CJ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 KT는 지역거점 대학 출신 우수 인재 채용, 특이한 경험과 전문자격증 보유자를 뽑는 ‘달인채용’을 운영한다. 현장면접 ‘스타오디션’은 지방대학에서도 시행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실전형 인재’를 선호한다. 지원 단계부터 경영지원, 영업 등 직무를 선택토록한 뒤 프로페셔널 인턴십을 거쳐 선발한다. 현대백화점은 현장 리크루팅과 대학에서 추천받은 사람에게만 지원자격을 준다. 4~12주 인턴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GS의 모든 계열사는 인·적성시험 때 한국사를 평가한다. 효성도 실무형 인재 선발을 위해 서류전형에서 불필요한 가족사항, 사진란을 삭제하고 어학, 학점 제한을 없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