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8·25 남북 합의’ 효과로 급등하며 50%에 근접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5%포인트 상승한 49%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로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40%대 지지율에 올라선 것은 지난 5월 마지막 주 이후 13주 만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6월 첫째주 40% 밑으로 떨어진 뒤 지난주까지 29~34%를 오르내렸다.

주간 지지율 상승폭 기준으로는 취임 후 최대치다. 박 대통령의 주간 지지율 상승폭이 가장 컸던 때는 중국을 처음 방문했던 2013년 7월 첫째주(63%)로 전주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중 38%가 ‘대북·안보 정책’을 꼽았는데 이는 전주보다 31%포인트 상승한 것”이라며 “이번주 지지율 급등의 가장 큰 요인이 ‘8·25 남북 합의’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8·25 남북 합의’와 관련, ‘잘됐다’는 평가가 65%로 ‘잘못됐다’(16%)는 응답보다 네 배 이상 많았다.

‘8·25 남북 합의’에 대해 ‘잘됐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대화·합의, 평화로운 해결’(23%), ‘긴장 완화, 준전시상황 해제’(22%) 등을 꼽았다. ‘잘못됐다’고 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유감 표현 미흡’(30%), ‘성과 부족’(16%) 등을 지적했다. 이번 남북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에 대해선 76%가 ‘잘 대응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란 대답이 69%로 집계됐고, ‘잘 지킬 것’이란 의견은 17%에 그쳤다.

남북통일 시기에 대해선 ‘통일은 10년 후쯤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빨리 이뤄져야 한다’ 21%, ‘통일보다는 현재 상황이 낫다’ 20% 등이었다.

정당별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오른 44%, 새정치민주연합은 3%포인트 떨어진 21%를 기록했다. 양당 간 지지도 격차는 23%포인트로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지난주 36%에서 이번주 44%로 상승한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2%에서 20%로 떨어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작위 표본추출 방식으로 휴대폰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20%,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 신뢰수준 95%라고 한국갤럽 측은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