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이용해 TV를 보며 물건을 살 수 있는 T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거래액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작년 790억원에서 내년 7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e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TV홈쇼핑업체 등이 새로운 영업 채널 확보 차원에서 T커머스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판 커지는 T커머스 시장] 2년 새 10배 커진 T커머스 시장…신세계 등 대기업도 '눈독'
늘어나는 T커머스 채널

T커머스는 TV와 상거래를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를 결합한 단어다. 전자상거래(e커머스)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보급과 함께 PC 기반에서 시작됐고 2000년대에는 스마트폰으로 범위를 확대하며 일정 수의 사람이 모이면 파격적인 가격에 상품을 파는 소셜커머스까지 등장했다.

e커머스는 PC나 스마트폰이 매개가 되지만 T커머스는 TV를 이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생방송 중인 제품만 살 수 있는 TV홈쇼핑과도 다르다. T커머스는 양방향 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가 언제든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인터넷쇼핑, 모바일쇼핑 등 연간 거래액이 50조원이 넘는 기존 e커머스 시장과 비교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2년 만에 거래액이 10배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올 들어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 등 홈쇼핑업체들이 기존 채널과 별도로 T커머스 채널을 선보인 이유다. NS홈쇼핑 등도 연내 개국을 준비하고 있다.
[판 커지는 T커머스 시장] 2년 새 10배 커진 T커머스 시장…신세계 등 대기업도 '눈독'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KTH, 태광과 함께 2005년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받은 10개 사업자가 10년 만에 모두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인수합병(M&A) 열기도 뜨겁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달 화성산업으로부터 T커머스채널 드림&쇼핑 지분 70%를 인수했다. 유통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TV홈쇼핑 채널을 갖지 못했던 신세계가 T커머스를 통해 TV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유통분야의 한 대기업도 개국을 준비 중인 T커머스 사업자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비슷한 독립 채널형 인기

T커머스는 2005년 사업자를 처음 선정했지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말이다. KTH는 TV홈쇼핑처럼 유료 방송의 독립 채널로 운영하는 ‘K쇼핑’을 선보이며 출범 2년 만인 지난해 매출을 26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T커머스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꾸려는 이유는 T커머스가 TV에만 머물지 않고 스마트폰 등과 연계한 쇼핑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다 관심이 가는 등장 소품을 TV로 검색하면 해당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 구매하는 방식이다.

미래부는 TV홈쇼핑 개국 20년을 맞아 10월에 T커머스를 포함한 홈쇼핑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4월에는 5년마다 거치는 데이터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심사도 앞두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TV,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넘나드는 양방향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신규 사업자 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다만 TV홈쇼핑에 이어 T커머스까지 쇼핑 채널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료 방송별로 독립 채널형 쇼핑 채널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T커머스

TV와 커머스(commerce)가 결합된 단어로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상품정보 검색·구매·결제 등 상거래를 하는 서비스다. 생방송 중인 제품만 살 수 있는 TV홈쇼핑과 달리 소비자가 언제든 검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 e커머스

인터넷 쇼핑몰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PC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무게중심이 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인터넷 등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의미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