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중국 수출…올해 자동차 44%·휴대폰 11% 급감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 자동차 휴대전화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수출은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2.4% 줄었다. 지난해 0.4%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감소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5.4%에 달한다. 미국 수출 비중(12.3%)의 배에 이른다. 그런 만큼 중국 수출이 국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중국 수출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2010년과 2011년 중국 수출 증가율은 34.8%와 14.8%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각각 6.5%와 3.7%로 2009년(0.7%)의 쇼크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이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데다 중국이 수출시장에서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크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상황이 돌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올 들어 6월 말까지 자동차 수출은 44%나 감소했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도 11.9% 줄었다. 석유제품(-31.1%), 석유화학제품(-18.1%), 철강(-15.0%), 섬유(-14.3%) 등의 감소폭도 컸다.

7월 들어서도 이 같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7월1일부터 20일까지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5% 줄었다. 석유제품(-42.3%), 섬유류(-19.0%), 철강(-24.0%), 무선통신기기(-24.2%) 등의 수출 감소폭도 두 자릿수 이상을 나타냈다. 전체 중국 수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줄었다. 다만 반도체와 컴퓨터는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각각 17.8%와 20.8% 중국 수출이 증가했다.

무역협회는 경기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이 수입을 줄이는 대신 자국산 부품 사용을 늘리고 있는 데다 중국 소비자도 저가 자국산 제품 구매에 눈을 돌리고 있어 한국의 수출이 급속히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봉걸 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연구위원은 “2013년 이전까지를 보면 한 분야가 좋지 않으면 다른 분야가 선전해 전체적으로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며 “하지만 최근엔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중국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협회는 중국 수출을 증가세로 돌리려면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중국 소비자가 자국산을 선호하지 않는 생활소비재 분야 수출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