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이 베이징시 시청취 다웨청백화점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살펴보고 있다. 한경 DB
중국 소비자들이 베이징시 시청취 다웨청백화점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살펴보고 있다. 한경 DB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일제히 주력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중국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쟁사들의 가격 인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 최신 스마트폰 가격 내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에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가격을 800위안(약 15만원)씩 내렸다고 5일 밝혔다. 32기가바이트(GB) 기준으로 갤럭시S6는 5288위안에서 4488위안으로, 갤럭시S6엣지는 6088위안에서 5288위안으로 내렸다. 지난 4월 중국에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출시한 지 4개월 만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중국시장 출고가를 내린 것은 중국시장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샤오미가 1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화웨이(16%)가 바짝 추격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밀려 애플은 아이폰 판매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3위(12%)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비오(10%)보다 낮은 9%로 5위에 그쳤다.
"점유율 더 밀리면 안된다"…삼성전자·현대차, 중국서 가격인하 맞불
중국 업체의 약진은 중저가폰을 내세운 탄탄한 마케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자국 기업 제품을 구입하는 중국 젊은이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마케팅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시장에서 속속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가격을 내리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등 유럽시장에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가격을 각각 100유로(약 13만원) 인하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국내에서도 갤럭시S6엣지 출고가를 97만9000원(32GB 모델 기준)에서 87만8900원으로 10만원가량 낮추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달 말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플러스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가격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3일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을 발표하고 이달 말 글로벌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SUV 가격 인하

현대차는 중국에서 싼타페 판매가를 최대 3만위안(약 565만원), 투싼은 최대 2만위안(약 376만원) 내렸다. 가격 인하 이전 싼타페는 중국에서 최저가 모델이 4600만원, 투싼은 3800만원 수준이었다.

현대차의 2분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23만4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었다.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51만대로 폭스바겐(174만대), GM(166만대), 창안(62만대)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현대·기아차 합산 시장점유율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1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폭스바겐 GM에 이어 3위를 지켰지만 지난달에는 7.3%까지 떨어졌다.

최근 중국에선 현지 업체들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창안, 창성 등 현지 업체는 현대차나 폭스바겐 등 외국 업체보다 30~40%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점유율을 급속하게 높이고 있다. 중국 토종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26%에서 올 상반기 32%까지 확대됐다.

외국 기업들도 잇달아 가격을 내리고 있다. GM은 지난 5월부터 11개 차종 가격을 최대 5만4000위안(약 1020만원) 인하했다. 투싼과 경쟁하는 GM 캡티바는 5만3000위안 내렸다. 도요타 코롤라는 9000위안, 닛산 티아나는 1만4000위안 인하하는 등 대부분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음달 투싼 신형 출시에 앞서 싼타페 가격을 내렸다”며 “앞으로 무리하게 가격을 인하하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비와 성능을 개선한 터보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박영태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