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미니신도시급 재건축' 급물살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가 1만1106가구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서울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2018년 개통 예정인 9호선 연장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단지로 광화문과 여의도 등 도심은 물론 강남권 출퇴근도 쉽다.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있고 인근 올림픽공원 등 녹지가 많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서울 강남권의 1만여가구 랜드마크 단지라는 점과 일반 분양물량이 4000가구를 넘는다는 게 이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재건축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0일 강동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연내 관리처분계획 총회를 거쳐 내년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1~4단지 5·10층 높이 5930가구인 둔촌주공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 비율) 273%를 적용받아 최고 35층 1만1106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재건축된다.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9510가구)보다 1500가구 이상 많은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다.

둔촌주공 '미니신도시급 재건축' 급물살
시공은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맡는다. 총 가구 수가 1만가구를 웃도는 만큼 49·59㎡(이하 전용면적) 등 중소형부터 109·134㎡ 등 대형까지 다양한 크기로 구성된다. 조합분(5930가구)과 임대주택(1046가구)을 제외한 일반분양도 4130가구에 달한다. 이르면 내년 말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른 아파트 단지보다 발코니 설치 면적을 크게 늘려 입주자들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남북 방향으로 폭 20m의 보행통로 두 개와 동서 방향으로 가로수길 두 개를 설치해 ‘격자형 공원’도 만들 방침이다.

◆재건축 순항에 집값도 강세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아파트 매수 수요가 유입돼 올 들어 집값도 60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둔촌주공에서 가장 작은 면적인 1단지 25㎡는 지난 1월 3억37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지만 사업시행인가 소식이 알려진 이달에는 4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연초까지 7억원에 거래되던 4단지 전용 95㎡도 지난달 7억4500만원에 거래 신고를 마쳤다. 둔촌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와 비교해도 사업성이 좋은 편이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이후 기존 단지 내 둔촌초와 위례초 외에 중학교도 신설돼 교육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자녀를 둔 실수요자들의 매수 문의도 꾸준하다는 설명이다.

둔촌동 일대 새 아파트값이 3.3㎡당 2500만원 수준인 만큼 새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600만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인근 공인중개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재건축 이후 134㎡ 새 아파트에 무상으로 입주할 수 있는 3단지 99㎡의 이달 시세가 8억5000만원 안팎으로 옛 40평대 대형 아파트를 9억원 이하에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억원에 가까운 이주비와 이사비용 지원을 받을 경우 실투자금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김보형/이해성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