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일본 기업이네…" SNS 여론 싸늘
“외국계 기업 총수 바뀌는 일에 왜 이렇게 시끄럽나.”

롯데에 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등에서의 여론이 싸늘하다. ‘한국 기업인 줄 알았는데 일본 기업이네’, ‘결국 수익이 일본으로 모두 흘러가는 거면 불매운동을 해야겠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인터넷이 국민 전체의 여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간 갈등으로 기업 이미지 추락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론이 나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보다 규모가 20배 이상이나 크지만 일본의 비상장 기업인 롯데홀딩스가 사실상 한국 롯데를 지배한다.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가 수익의 90% 이상을 한국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네티즌은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결국 일본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국부가 유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주류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어로 인터뷰한 것도 이 같은 비판을 증폭시켰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도 평소 대화를 일본어로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너가 일본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신 총괄회장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일본 외무상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의 외조카라는 루머도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의 하나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공격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다. 항복문서 작성 때 일본 전권대사로 연합군 측과 서명한 당사자다.

롯데그룹은 “일부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알려진 친인척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쓰코 여사의 결혼 전 성은 ‘다케모리’로 시게미쓰 마모루와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하쓰코 여사의 결혼 전 성은 아버지 성이기 때문에 외가 쪽인 시게미쓰 마모루와 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