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상품 다시 만드는 제일모직의 사연은…
지난 5월 경기 김포 물류센터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제일모직이 아울렛에 공급할 이월상품을 새로 생산하기로 했다. 디자인만 보면 ‘이월상품’, 생산시점을 보면 ‘신상품’인 옷이 아울렛에 등장하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주요 아울렛 관계자들에게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던 수년치 재고가 화재로 전소하거나 훼손됐다”며 “이월상품의 디자인을 재현한 옷을 별도로 생산해 공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제일모직은 당장 다음달부터 출고해야 하는 가을·겨울 이월상품을 만들기 위해 각종 원·부자재 주문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와 100% 똑같은 옷을 재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모직은 물류센터 화재 이후 상품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생산업체에서 매장으로 상품을 직배송하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고 들었지만 제일모직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현재까지 아울렛 판매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불이 난 시설은 연면적 6만2000㎡에 이르는 제일모직 최대 통합물류센터로, 이 회사의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 제품을 보관하던 곳이다. 김포소방서는 화재로 의류와 원단 등 1600여t이 불타 피해 규모가 28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방화로 보고 있으나 아직 용의자를 잡지 못했다. 제일모직 측은 “물류센터 복구에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과 판매는 문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