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수요 살아나나…미 수출 증가로 가격 하락세 지속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E1과 SK가스가 오랜만에 미소를 짓고 있다. LPG 가격 하락에 힘입어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LPG 수요는 184만4000t으로 전년 동기(180만3000t) 대비 2.3% 증가했다. 분기별 통계에서 LPG 수요가 늘어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만이다. LPG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국제 LPG 가격이 하락해 국내 가격도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메리트가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LPG 가격은 지금까지 유가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선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배럴당 평균 47.33달러였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6월에 59.65달러로, 26.03% 상승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고시하는 국제 LPG 가격은 이 기간에 프로판이 t당 425달러에서 405달러로 4.70%, 부탄은 470달러에서 440달러로 6.38% 하락했다.

국제 LPG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미국이 셰일가스전을 통해 생산한 LPG 수출을 계속 늘리고 있어서다. 미국의 지난해 LPG 수출량은 1억9487만 t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국제 LPG 가격 하락으로 국내 LPG 가격은 가정·상업용 프로판을 기준으로 1~6월에 11.59% 내렸다. 산업용 LPG의 경우 경쟁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보다 가격이 더 싸졌다. 지난해 1분기에 LNG보다 10% 정도 비쌌던 산업용 LPG는 올 1분기에 20%가량 저렴해졌다.

LNG 연료 확산, 환경 관련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국내 LPG 수요는 2010~2014년에 144만t(16%) 감소했다. 이 여파로 LPG업계는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E1과 SK가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869억원과 120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20.12%, 2.51%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LPG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추세적인 증가세로 돌아선 건 아니라고 보고 수요 확대를 위한 공동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LPG협회는 부피가 큰 원통형 가스통을 도넛형으로 조그맣게 만들어 장착한 ‘SM5 도넛’을 르노삼성자동차와 공동 개발해 지난해 10월 내놓았다. 이 모델은 지난 4월까지 누적 기준 1336대가 팔려 지난해 SM5의 전체 택시 판매량(975대)을 넘어섰다. 또 가정용 프로판 가스의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마을 단위로 LPG 소형저장탱크와 배관망을 설치하는 ‘마을단위 LPG 배관망’ 사업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