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체들이 할부 판매를 대체하는 개인 장기렌터카, 시간제로 차량을 대여하는 카셰어링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렌터카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렌탈의 개인 장기렌터카 이용자는 4년 만에 14배 늘었다. 카셰어링 1·2위 업체인 쏘카와 그린카는 지난해 나란히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개인 장기렌트 14배 급증…렌터카 '질주'
○신차 구입 대체하는 개인 장기렌터카

대기업 임원이나 정부 부처에서 주로 이용하던 장기렌터카가 최근 개인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롯데렌탈의 개인 장기렌터카 이용자 수는 2010년 말 1689명에서 지난 3월 말 기준 2만5329명으로 4년3개월 만에 14배 늘었다. 매년 70~80%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4.7%에서 올 3월 말 26.9%로 높아졌다.

개인 장기렌트 14배 급증…렌터카 '질주'
업계 2위 AJ렌터카의 개인 장기렌터카 사업도 2013년 60%(전년 대비), 지난해 95%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장기렌터카 사업 확대에 힘입어 롯데렌탈은 지난해 매출 1조701억원을 올리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AJ렌터카는 2013년 대비 19.8% 늘어난 5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렌터카업계에서는 개인 장기렌터카 시장이 커지는 이유로 경제성과 편리성을 꼽는다. 장기렌터카는 초기 목돈 부담 없이 15인승 이하 전 차종을 신차를 살 때처럼 모델·색상·옵션까지 모두 선택해 1년부터 5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계약이 끝날 때 타던 차량을 인수할 수도 있다.

AJ렌터카는 현대자동차의 LF쏘나타를 월 렌털비 66만원 등 조건으로 3년간 탄 뒤 약 1100만원(취·등록세 포함)을 추가로 내면 인수할 수 있는 장기렌터카 상품을 팔고 있다. 이 경우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 금액은 3476만5200원으로 3년간 연금리 6.9%의 할부(3564만원)나 리스(3788만원) 등에 비해 100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렌터카 업체가 정기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개인이 소유하기 힘든 LPG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렌터카 업체들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시간제 렌터카 시장도 급성장

30분 단위로 쪼개서 차를 빌리는 시간제 렌터카인 카셰어링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1년 10월 국내 최초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그린카는 5월 말 기준 회원 수가 64만명에 이른다. 연간 이용 건수는 2012년 10만건에서 지난해 50만건으로 늘었다.

매출은 2013년 18억원에서 지난해 145억원으로 불어났다. 롯데렌탈(당시 kt렌탈)은 카셰어링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2013년 10월 그린카 지분 49%와 경영권을 80억원에 인수했다.

2012년 3월 서비스를 개시한 쏘카는 현재 75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글로벌 투자사인 베인캐피털로부터 18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연 매출은 2013년 24억원에서 지난해 146억원으로 6배로 커졌다.

렌터카업계는 최근 규제 완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풀린 규제는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다. 그동안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에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는 외국인·장애인·65세 이상·공무 용도 등으로 제한됐지만 지난해 10월 웨딩카용 3000㏄ 이상 대형 승용차와 11인승 이상 승합차에 가능하도록 허용 범위가 넓어졌다. 롯데렌탈은 이에 맞춰 최근 골프장 픽업 렌터카와 웨딩카 등에도 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셰어링 업체들은 그동안 차고지·차량 확보 부담으로 미뤄왔던 편도 서비스를 도입, 시장을 키우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