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에 세계 선박 발주량의 약 45%를 수주했다. 발주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절반으로 줄었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주량을 유지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3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1329만CGT(표준환산톤수·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의 무게)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발주량(2699만CGT)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 조선업계는 592만CGT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량(617만CGT)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 반기 실적 기준으로 2013년 상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내리 중국에 1위를 내줬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1위를 탈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초대형 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는 꾸준히 나왔고, 이들 선박을 대부분 기술력에서 앞서는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조선업계는 불황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상반기 중국은 256만CGT를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1186만CGT)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조선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벌크선(철광석, 석탄, 곡물 등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 발주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결과다.

일본의 상반기 수주량은 268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604만CGT)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수주량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반기 수주 실적에서 일본이 중국을 앞선 것은 2005년 상반기 이후 10년 만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