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전세난 속에 30대 실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 참여하면서 올 하반기에도 수도권 주택시장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전국적으로 분양 인허가 물량은 62만 가구이고, 주택 공급은 2000년 이후 최고치인 40만 가구 수준으로 예상됐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다. 현재 추이가 이어지면 연간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6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공급 급증에도 1~5월 전체 청약경쟁률은 4.77대 1을 기록했다. 1분기 마곡지구, 동탄신도시, 하남미사지구 등 공공택지 분양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에서 수요자들이 실거주 및 내 집 마련 목적으로 신규 분양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상반기 들어 30대 이하 매수자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서 주택거래 의사 있는 응답자 중 매수계획이 있는 경우는 30.3%로 통계 집계(2007년) 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의 주택시장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30대 주택 매수자 비중이 4.4%포인트 늘어났다.

허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하반기에도 1.6% 상승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다수의 멸실과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어 전세불안과 매매시장 호조세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방의 경우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은 1.2%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수급 측면에서 신규 주택 공급여건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분양 물량의 입주시점 미입주 리스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하반기 전국 전세가격은 2.3%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현재 전세가율이 소형 71.2%, 중형 72.5%, 대형 63.9%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전세 공급 감소, 전세 지불 능력 향상 등에 의한 지속적인 전세가격 상승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절대적으로 높아진 전세가격, 저금리 상황 등으로 실수요자의 매매전환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허 연구위원은 ‘저금리’가 모든 부동산지표를 견인하고 있다며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은 “저금리에 의한 수요 집중은 주택경기 위축시 둔화폭이 커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금리 상승 때 경기 변동성 확대 리스크도 클 수 있으므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허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여부가 주요한 변수이지만 금리 상승 시기가 하반기보다는 늦어지거나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인 변화만 일어날 것”이라면서 “인위적 규제 도입은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